주말의 여유 치노 팬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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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호 14면

‘잘 늙었다’는 말은 그동안의 업적, 건강하고 정직한 삶의 태도, 또는 현재의 외모에서 느껴지는 삶의 여유를 통해 판단된다. 영국 배우 숀 코너리(69)는 많은 여성이 꼽는 ‘가장 멋진 노년의 남자’다. 젊었을 때는 ‘007 제임스 본드’라는 가상의 인물을 현실에 구현하며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섹시했고, 나이 들면서는 위트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캐릭터로 중년의 매력을 한껏 발휘했다. 일흔을 코앞에 둔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존경받는 배우로 맹활약 중이다.

HIS STYLE 숀 코너리

물론 여성들이 그를 ‘베스트 로맨스 가이’로 꼽는 데는 외모도 한몫한다. 백발과 흰 수염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남자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숀 코너리의 노년 모습이 멋진 이유는 품위와 여유가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이 ‘삶의 여유=여행’을 컨셉트로 진행한 광고에 숀 코너리를 등장시킨 것은 당연하다. 호숫가에 걸터앉은 숀 코너리에게서는 ‘잘 늙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만약 이 사진에서 그가 치노 팬츠(두 가닥 꼰 실로 만든 면직물 바지)를 입지 않았다면 그 느낌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몸에 달라붙지 않아 활동하기에는 편리하고, 뻣뻣한 쌍사 면직물의 특성 때문에 몸가짐의 흐트러짐은 잡아 주는 치노 팬츠는 신사의 주말용 아이템으로 최고다. ‘삶의 여유’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찾아내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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