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 박스 교체없이 유료 채널 쉽게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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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케이블TV의 셋톱 박스는 유료 채널이 바뀌거나 이사만 가도 교체 또는 수리를 해야 한다. 업그레이드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채널 수신 조정기(제한수신시스템: CAS)’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케이블TV 사업자나 시청자 모두를 편하게 만드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케이블 망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음으로써 수신 가능한 채널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청자가 유료채널을 늘리려고 할 경우 기존 방식은 셋톱 박스나 케이블 카드를 교체해야 했다. 동일 서비스 권역이 아닌 곳으로 이사를 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기술은 케이블TV 사업자가 소프트웨어를 시청자 셋톱박스로 전송해 내려 받도록 하면 원하는 채널 수신이 허용된다. 하드웨어를 전부 또는 일부를 바꾸기 위해 기술자가 시청자 집을 방문할 필요 없이 언제라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이다. 이런 기능은 디지털 케이블방송에서 꼭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관련 기술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해 시청자나 사업자 모두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유지보수, 기기 교체 비용 등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 권오형 디지털CATV시스템연구부장은 “디지털 케이블 방송 시대를 맞아 시청자들의 유료 방송 채널 선택을 자유롭게 하고, 사업자도 손쉽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이와 관련, 셋톱박스와 서버, 보안 모듈을 잇따라 개발하는 데 성공했었다. 이에 대한 현장 시험을 올해 안에 갖고 내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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