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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비상구는 없는가…3당 정책위의장 초청 긴급토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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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토론자>

나오연 (羅午淵)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

김원길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한이헌 (韓利憲) 국민신당 정책위의장

좌승희 (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

김태동 (金泰東) 성균관대 교수

최동규 (崔棟圭)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장현준 (張鉉俊) 중앙일보 논설위원

사회 : 추성춘 (秋成春) MBC해설주간

▶사회 = 경제가 무척 어렵다.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지원 신청이후 국가 부도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3당의 대통령 후보를 대신해 현 경제난의 원인과 대응방안을 이야기해보자.

▶나오연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 = 현 경제난국은 고비용 - 저효율의 경제 구조와 정부의 대응 실기 (失機)에 원인이 있다.

대기업은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자금차입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못해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이런 상황을 몰고 왔다.

국민들의 무분별한 해외여행과 유학, 과소비도 한 몫했다.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 한국경제는 기업으로 말하면 부도가 난 셈이다.

IMF에 법정관리를 신청, 국가경영권을 남에게 맡긴 꼴이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선 경제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고, 다음은 정부.기업.국민이 고통을 분담해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韓利憲 국민신당 정책위의장 = 국가 부도사태에 직면했다.

개인부터 대통령까지 모두 반성해야 한다.

▶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 = 정치권 모두에 책임이 있다.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금융개혁법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연구, 보완해서 처리했어야 했는데 이런 일은 하지 않고 서로 책임전가만 하고 있다.

▶金泰東 성균관대교수 =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지금까지 경제수석비서관과 경제부총리가 7명씩이나 바뀌었는데도 경제가 이 모양 아닌가.

국민만 탓하지 마라.

▶최동규 중소기업연구원부원장 = 국치.부도 등의 단어 사용은 적절치 못하다.

구제금융이라는 표현도 이르다.

이런 식의 표현은 경제불안 심리를 조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張鉉俊 중앙일보 논설위원 = 한마디로 정책실기와 종합적 지도력의 부재가 원인이다.

정부는 실물경제가 괜찮다고 했지만 외국에서 더 정확히 보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60~70년대 시각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다.

물론 과격한 용어로 불안감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정확한 현황을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

IMF와 협상을 시작했으니 위기는 지나갔다고 말하는 건 이르다.

어려운 고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회 = 현 금융위기의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토론해 보자.

▶金의장 : 국회에 상정된 중앙은행 독립에 관한 법안 내용이 미흡했다.

은행장 3~4명과 통화해보니 완전히 손놓고 있던데. 이런 실상을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줘야 한다.

▶羅의장 : 금융개혁법안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은 야당이 상임위 통과과정에 불참했기 때문 아닌가.

▶韓의장 : 그런 말 하지마라. 중앙은행 독립문제는 한은과 재경원중 한쪽 편을 들면 표를 잃게될까 우려돼 처리를 피한 것 아니냐.

▶金교수 : 금융개혁위원회에서 합리적인 안을 냈지만 재경원이 끼어들드는 바람에 한은이 지금보다 재경원에 더 예속된 안이 됐고, 그래서 한은직원이 파업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左원장 : 현 외환위기는 정부가 시장개방에 제대로 대응 못하고 과거의 정책 패턴을 유지함으로써 유발됐다.

환율을 지지하겠다면서 외환유입 구멍을 막아놓았다.

저효율의 배경에는 기업상호간 자율경쟁을 막은 데도 원인이 있다.

▶張위원 : 우리사회는 의사결정 과정과 정부의 대외활동자세가 투명하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이 믿지못하는 것이다.

금융실명제만 해도 그렇다.

대통령은 보완않겠다고 하지만 각 당후보들은 하나같이 보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외국인들은 다음 정부에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韓의장 : 일각에서 금융위기가 현실보다 과장됐다는 말이 있는데, 동의 못한다.

멕시코.태국.인도네시아등 IMF 지원을 받은 국가들의 성장률이 1~2%, 심지어 마이너스도 있다.

멕시코는 1년에 1백만명의 실업자가 생겼다.

국민들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羅위원장 : 금융실명제가 자금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평과세를 촉진하겠지만, 기업 뿌리부터 튼튼하게 하는게 더 시급하다.

과소비.저축률 하락.자산 해외도피등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종합과세를 당분간 유보해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

지하자금을 산업자금화하기 위해 무기명 저리채권 발행도 검토할해야 한다.

▶金의장 : 현 금융개혁법안은 금개위 안이 아니라 정부가 고친 것이다.

지금은 실물보다 금융부문이 더 어려우므로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金교수 : 개방에 앞서 개혁을 했어야 되는데 기득권 유지.밥그릇 싸움과 지도력 부재로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노사.재벌.중소기업 문제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들은 생산에 참여하는 자들이다.

더 큰 문제는 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쉽게 돈 버는 현행 제도에 있다.

▶사회 = 당면 위기극복을 위해 돈이 얼마나 들어와야 하며, 다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羅위원장 : 4백~5백억달러정도 지원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부실채권 정리와 부실금융기관 통폐합이 급하다.

종금사 10개정도는 파산지경인데, 큰 은행에서 인수.합병해야 한다.

금융개혁을 가속화하고 증권.보험 겸업화및 외국금융기관이 국내진출도 허용해야 한다.

▶金의장 : 당면 과제는 외화유입통로 확보다.

적어도 5백억달러는 지원받아야 할 것이다.

종금사는 현재 30개중 20개정도가 정리되야 할 것으로 본다.

다음 걱정은 중소기업과 고용불안이다.

요즘 '명퇴.조퇴.황퇴 (황당한 퇴직) 등 3태' 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실업률이 지금의 2배 수준인 5%에 이르고 실업자가 1백만명선으로 늘어나게 된다.

▶韓의장 : IMF로 인해 내년말에는 '1백만명 실업시대' 가 온다.

내년은 성장을 포기하더라도 국제수지를 개선시켜야하며, 통과된 내년 예산도 대폭 삭감해야 한다.

실업 대책을 위해 정파 (政派) 를 초월한 기구를 만들도록 하자.

▶崔부원장 :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용의 70~8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羅위원장 : 대기업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한 두기업에 집중투자해서 세계 기업과 경쟁이 될수 있도록 통폐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韓의장 : 내년에 구조조정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은 반대다.

산업.금융이 동시에 개편되면 은행 돈 빌리기가 어렵다.

급속한 구조조정을 하다보면 경제마비 우려된다.

공정거래법.화의과정.M&A 규제 문제도 특별법에서 해결해야 한다.

▶金의장 : 추가경정예산 재편성에 찬성한다.

지금 구조조정의 방법은 망하거나 팔아넘기거나 둘중 하나다.

현행법 테두리에서는 방법이 없다.

▶金교수 : 기업들은 투문제인데, 이것을 해결해줘야 M&A가 된다.

현행법으로 어려우니까 국회에서 신경써야 한다.

▶左원장 : 금융 부실채권과 실물채무 문제는 국내에서 해결하지 못한다.

해외투자를 끌어들여야 하며, 이를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장치가 필요하다.

새정부의 단기과제는 노사문제와 금융실명제를 결론짓고 위기관리경제팀과 구조조정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金교수 : 기업들은 투자를 10%정도만 줄여야지 너무 과민반응하면 곤란하다.

정부 지출도 10% 감축이 합리적이다.

▶張위원 : 당장은 IMF와 협상 잘해 충분한 자금 확보해 대외신임도 회복해야 한다.

IMF 조건 받아들이면서 생겨나는 갖가지 부작용 국민의 협조얻어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리 = 유상연·이지연·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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