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야초등학교에서 열린 '97학년도 학부모 가정교육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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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27일오후1시 부산 가야초등학교에서 열린 '97학년도 학부모 가정교육 세미나' 에서 학부모 7명과 교사 3명이 '인성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정은희 (개화초등 학부모)〓엄마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간섭하니 잔소리만 늘고 아이가 점점 집에 들어오기 싫어했다.

자주 야단쳐도 효과가 없었다.

이후 짤막한 쪽지편지가 계기가 돼 마음이 열리게 됐다.

쪽지편지의 사랑은 엄마와 아이사이에 대화의 창이 됐다.

아이는 점점 밝아졌고 산만하던 성격도 고쳐지고 쓰기 싫어하던 일기도 스스로 쓰는 아이로 변해 갔다.

▶조금평 (창신초등 학부모)〓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가족끼리 사랑의 표현이 생활화되도록 했다.

출.퇴근때 아이를 안아 주고 뽀뽀하며 속삭이면서 오랫동안 체온을 느끼려고 했다.

그리고 많은 대화를 나눴고 부모가 먼저 계획대로 생활하는 모범을 보였다.

아이는 저절로 계획성있고 긍정적이며 예의바르게 커 갔다.

▶황혜경 (성서초등 학부모)〓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 는 우스갯소리처럼 우리는 딸을 늘 강하게 남보다 월등하게 키우려고 했다.

'어른의 눈높이' 에 맞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가 성적에만 치중하고 이기적이며 협동심과 친절도 모르게 됐다.

그래서 지도방식을 바꿔 아이에게 "남을 돕고 항상 고마워하고 인사 잘하는 사람이 돼달라" 고 했더니 정말 몰라 보게 변해 갔다.

▶문은미 (거학초등 학부모)〓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말고는 큰 욕심을 가지지 않는다.

꼭 1등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 힘들게 수레를 끌고 가면 슬며시 뒤에서 밀어줄 줄 아는 그런 인간적인 사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 그 이상 바라지 않으니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문제가 있을 게 없었다.

▶이희선 (토현중 학부모)〓아이 아빠는 엄하게, 대신 엄마는 따뜻한 친구처럼 지낸다.

아빠는 아이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엄하게 벌하고 장점이 있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엄마는 따뜻한 대화를 자주 나눈다.

욕심없이 부모 역할을 잘 하면 아이는 멋진 그들의 인생을 꽃피울 것으로 믿는다.

다른 학부모와 교사들도 이날 발표에서 "항상 자녀에게 사랑을 주고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고 무리한 요구보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아이들은 잘 자라게 된다" 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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