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미 정보 공유 잘 돼 … 통미봉남 가능성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무모한 행동”으로 규정했다. 국민에게는 의연한 대처를 당부했다. 여야 지도부와 아침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정치권과도 머리를 맞댔다. 로켓 발사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45분 방송된 라디오 연설에서 “세계 안보와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 당국의 무모한 행동은 어떤 명분도 가질 수 없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도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둘째)이 6일 청와대에서 박희태 한나라당·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여야 3당 대표와 조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나는 (대북) 강경주의자가 아니며 실용주의 입장에서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또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도 안보회의를 열었고 오자마자 잇따라 안보 관계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했다”며 “국민 여러분도 정부를 믿고 미래를 위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날 연설과 관련, 청와대 한 참모는 “당초 이날 연설은 영국 방문 성과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준비됐지만 이 대통령이 ‘로켓과 관련된 내용을 많이 넣어야 한다’며 원고를 두 차례나 수정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연설 중 통미봉남(通美封南·북한이 남한을 빼고 미국과 대화하는 것)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은 이 대통령이 직접 넣은 것”이라며 “로켓과 관련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사전 녹음한 연설이 전파를 타는 사이 이 대통령은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조찬을 함께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청와대 회동에 한꺼번에 참석하기는 처음이었다. 이런 만큼 이 대통령은 “이번처럼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면 좋겠다”며 “오늘 모임이 그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국방위·정보위 위원장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잘 되고 있고 한·미 관계도 대단히 좋아졌다”며 이번 ‘로켓 국면’에서 확인된 한·미 공조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방한 중인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당 서열 5위)을 접견했다. 이날 만남에서 리 상무위원은 “로켓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오바마와 친구처럼 대화”=라디오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영국 방문의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대면해 보니 대단히 솔직하고 실용적이며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편 오찬회동에서는 전날 여당 부속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42%를 넘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남궁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