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광주 상무 “북한 로켓 요격할 수 있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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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오늘 로켓을 발사해 가지고….”

5일 오전 북한의 로켓 발사는 전 세계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프로축구 광주 상무 선수들은 다른 의미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원망스럽다. 초유의 금의환향 행사가 그 때문에 취소됐기 때문이다.

광주는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지긋지긋한 정규리그 원정 40경기 무승(11무29패) 기록을 깬 값진 승리였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광주는 이날 승리로 지난해 총 승수와 같은 3승째(3승7무16패)를 올리며 K-리그 15개팀 중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고무된 이정은 국군체육부대장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군악대를 동원해 성대하게 맞이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5일 오전 9시쯤 부산을 출발하던 광주 선수들은 구단 창단 이래 처음 열리는 환영행사 소식을 듣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오후 1시쯤 성남 창곡동 부대에 도착한 선수들 눈앞에 40명 규모의 군악대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참모진을 이끌고 마중 나온 이 부대장이 선수들을 반겼다. 선수들이 고속도로를 달리던 오전 11시30분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까닭이다. 군 비상사태에 군악대를 동원해 환영행사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판단한 이 부대장은 선수들이 도착하기 직전에 행사를 취소시켰다.

광주 관계자는 “이전까지 광주 최고의 포상은 외박이 하루 이틀 추가되는 정도였다. 이 같은 환영행사는 처음이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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