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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 60%가 보는 e - 교과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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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은 서울 삼성동 본사 자료실에서 “이 자료들이 우리 회사 보물”이라고 말했다.   [이찬원 기자]


시공미디어는 지난달 말 현재 이 사이트에 유료 가입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8만1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내 초등 학급 수 12만5000여 개에 비춰 60% 이상 가입한 셈이다. 연회비는 개인일 때 4만5000원, 10인 이상 단체이면 3만9000원이다. 상당수 회원은 효과적인 수업을 지원하려는 학교 측의 예산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아이스크림 사이트를 열고 무료로 서비스하다가 지난달 유료로 전환했다.

아이스크림엔 초등 수업 내용이 디지털 콘텐트로 담겨 있다. 텍스트는 물론 사진·동영상·플래시 애니메이션 등의 형태다. 검색어를 치면 그와 관련된 주제를 과목·학년별로 분류해 찾을 수 있다. 가령 ‘나비’라는 단어를 치면 체육 과목에서 ‘리본으로 나비처럼 움직임 표현하기’, 국어의 ‘나비야 날아라 이야기 읽기’, 과학의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미술의 ‘골판지로 나비필통 만들기’ 등이 학년별로 동영상·사진·텍스트 등의 형태로 화면에 뜬다.

아이스크림의 강점은 풍부한 시각 자료다. 동영상 자료는 우리나라 KBS, 영국의 BBC, 미국의 디스커버리 채널과 제휴해 다양하게 확보했다. 이를 교과 내용에 맞는 설명과 자막을 넣어 1~3분짜리로 재편집했다. 사진자료는 시공미디어가 자체 보유한 300만 장 중 50만 장을 디지털로 전환해 쓴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표현하기 힘든 영어·수학 같은 과목은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해 주목도를 높였다. 아이스크림에 수록된 콘텐트는 제작 초기부터 초등 교사들의 자문·평가를 거친 뒤 1년간 무료로 운영하면서 수정·보완을 거듭했다. 교육 현장을 디지털화한 공로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정보화 표창을 받았다.

교사의 교습을 도와주는 도구도 다양하다. ‘수업설계 마법사’ 기능으로 아이스크림의 자료를 활용하면 자신만의 교재를 만들 수 있다. ‘교사마당’은 수업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하는 노하우와 팁을 공유하는 교사들의 교류 마당이다.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은 박물관·과학관·전시관 등을 만드는 전시전문업체 시공테크를 운영하다 2001년 디지털 콘텐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9년간 280억원을 이 분야에 투자했다.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면서 사설학원이나 학부모들한테서도 사이트에 가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초등 디지털 교과서 분야의 경쟁업체로는 티나라(tnara)가 있다. 2000년 사이트를 개설해 거의 독보적 지위를 누려 오다 아이스크림이라는 경쟁자를 만났다. 에듀넷(한국교육학술정보원), 꿀맛닷컴(서울시교육청) 같은 공공 사이트도 있다.

박 회장은 “내년엔 사교육계에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처럼 싼값에 양질의 교육 콘텐트를 공급하는 사이트가 정착하면 사교육 시장이 확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석호 이코노미스트 기자 , 사진=이찬원 기자

※상세한 내용은 6일 발매된 중앙일보 자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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