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CJ인터넷 프로야구 첫 후원 인기도 ‘마구마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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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해 프로야구 시즌이 지난 주말 시작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메인 타이틀 스폰서의 세대교체다. 지난해까지 10여 년 삼성증권·삼성전자 등이 해 온 스폰서 자리를 게임업체인 CJ인터넷이 대신하게 된 것. 그래서 올 시즌 이름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사진)’다. 첫해 후원금은 35억원이고, 계약기간은 3년. 게임업체가 프로 스포츠 시즌 경기를 후원하기는 처음이다. 이 회사는 우리 국민을 열광시킨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의 한국 대표팀을 후원한 바 있다. 선수들의 헬멧에 회사 야구 게임 ‘마구마구’ 로고를 선보였다.

CJ인터넷은 단순히 프로야구 시즌경기 후원을 넘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공동으로 ‘야구가 좋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정영종 사장은 “캠페인을 통해 국민 모두가 야구 사랑에 동참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영 한국야구위원회 홍보부장의 말이다. “CJ인터넷은 유소년야구와 티볼·WBC 대회 후원 등을 통해 야구 발전에 힘써 왔다. 온·오프라인에서 야구의 저변을 넓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이번 WBC 준우승을 하는 등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국가 대표나 프로 야구의 밑거름이 될 고교 야구는 선수층이 보잘것없다. 일본과 한국의 고교팀 수는 4000대 53으로 비교할 수 없는 격차다. CJ인터넷과 KBO는 스폰서십을 통한 단기 홍보사업 못지않게 한국 야구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스포츠와 게임을 접목한 프로젝트가 많다. 일본 야구 대표 선수인 스즈키 이치로가 입단해 유명해진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의 구단주는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의 창업자 야마구치 히로시다. 일본 게임회사 코나미는 2005년부터 매년 말 한국·일본·대만 포스트 시즌 우승팀과 중국 대표팀 등 아시아 4개국이 승부를 겨루는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를 후원한다.

CJ그룹은 그동안 골프선수 박세리 등을 지원하고, 마재윤·서지훈 등으로 구성된 게임단 ‘CJ엔투스’와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모터스포츠의 ‘CJ레이싱팀’을 창단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CJ인터넷의 정 사장은 “야구팬으로서 국내 야구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명기 기자

◆마구마구=게임 포털 ‘넷마블’(www.netmarble.net)에서 2006년 출시된 인기 야구게임. 프로야구 게임룰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선수를 선택한다. 실존하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팀을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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