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정권교체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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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화의 토대를 착실히 다져가고 있는 중남미에 정권교체 혹은 지도자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국들의 집권당 인기가 하락, 내년부터 잇따를 대통령선거에서 야당후보들의 당선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는 동시에 그동안 권력을 장악해왔던 실권자 (實權者) 들의 노쇠화 (老衰化)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정권교체가 유력시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이같은 징조는 이미 올해 총선에서 두나라 모두 여소야대 (與小野大)가 현실화됨으로써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집권 페론당의 인기도 동반하락, 유력한 야당후보인 그라시엘라 메이히데 상원의원 (여) 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이달초 여론조사에서 60%의 지지도를 기록하는등 갈수록 상승세다.

멕시코 집권당 PRI도 지난 총선에서 68년만에 야당에 의회를 내줘 정권유지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의 페르난도 카르도소 대통령도 최근 경제회생책을 발표하는등 연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5개월전 (39.7%) 보다 크게 떨어진 26.1%의 지지도를 기록, 연임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 콜롬비아 역시 반군테러사건이 자주 발생하는등 정정불안을 겪으면서 집권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페루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3선 개헌으로 재집권을 노리고 있으나 야당반발이 거센 형국이다.

한편 장기집권중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71) 와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81) 는 고령 때문에 권력 2선으로 물러나게 될 사례. 카스트로는 이미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동생 라울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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