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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5일 오전 11시 30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정부와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기지에서 3단계 발사체(대포동 2호 개량형)로 보이는 로켓을 발사했다. 북한은 발사 기간으로 4∼8일을 예고했지만 첫날인 4일은 바람 등 기상 상태로 인해 발사를 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앞서 정부 소식통은 5일 “발사장의 로켓 상단 부분의 덮개가 벗겨졌으며 로켓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파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ㆍ미ㆍ일은 로켓 발사와 함께 동해에 배치된 이지스함과 주일미군의 X-밴드 레이더 등으로 궤도 추적에 나서며 로켓이 미사일인지,인공위성 발사용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에 들어갔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성격과 실패ㆍ성공 여부는 미ㆍ일의 정보 분석을 통해 금명간 확인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로켓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를 위반한 것으로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는 규탄 성명을 곧 발표키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이와 함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PSI)에 정부가 전면 참여한다는 공식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PSI란 대량살상무기와 제조 기술의 국가간 운반ㆍ이전을 막기 위해 2003년 5월 미국 주도로 발족한 국제협력 체계로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기ㆍ화물선을 공해상이나 우방의 영해ㆍ영공에서 강제로 검문ㆍ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요체다. 우리 정부는 그간 남북간의 물리적 충돌을 초래할 우려 때문에 PSI에 정식 참가국인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해 왔다.

청와대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회의엔 한승수 국무총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권태신 국무총리실장과 청와대의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외교안보 부처는 4일에 이어 이날도 이틀째 긴박한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외교통상부·통일부는 이날 오전 로켓 발사를 앞두고 각각 유명환 외교부장관·현인택 통일부장관이 주재하는 부처별 대책 회의를 열어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 공조와 북한내 체류 중인 남측 인원의 안전 대책 등을 점검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에 대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비롯한 모든 전선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도발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한 운반로켓 은하-2호를 이달 4~8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 사이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기구에 통보했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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