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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유재석·한예슬 … 스크린에 떴다 ‘특급 더빙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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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0일 개봉하는 가족 영화 ‘리틀 비버’는 목소리 연기에 관한 한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인기 절정의 MC 유재석이 부엉이 역으로 해설을 맡았고, 이경규·윤형빈(왕비호)·김영철·이광기·이계인과 김구라·김동현 부자 등이 참여해 숲 속 동물들을 연기한다. 두세 명은 몰라도 이렇게 유명 연예인들이 한꺼번에 목소리 연기에 나선 건 드문 일이다. 그만큼 어린이 관객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마침 가족 나들이가 잦아지는 5월이니 호화판 캐스팅으로 더빙판 제작에 신경 쓰는 전략은 여러 모로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보다 1주일 앞서 선보이는 제프리 카젠버그의 3D 입체 애니 ‘몬스터 vs 에일리언’도 주요 등장인물중 하나인 ‘거대렐라’ 목소리로 한예슬을 모셨다. 아시아 각국 더빙판의 목소리 캐스팅에 직접 참여한 제작자 카젠버그는 한예슬의 목소리 샘플을 듣고 큰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이거나 어린 자녀가 없는 관객 입장에서는 ‘더빙판을 누가 본다고 그렇게 돈과 공을 들이나’라고 궁금해 할지 모른다. 실제로 애니 시장에서는 자막판 흥행 성적이 더빙판을 앞서는 경우가 많다. 가령 지난해 흥행몰이를 한 ‘쿵푸 팬더’는 자막판 299만명, 더빙판 158만명으로 자막판이 거의 더블 스코어를 기록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다. 더빙판이 더 잘 되는 경우는 ‘쿵푸 팬더’ 같은 ‘성인 관객용’보다 ‘리틀 비버’류의 ‘어린이용(더 정확히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용)’이다. ‘어린이용’은 아예 자막판을 상영하지 않기도 한다. 지난달 개봉한 애니 ‘부그와 엘리엇2’는 언론 대상 시사회에서 더빙판을 트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극장 측에서 “이 영화는 100% ‘어린이용’이니 더빙판만 틀겠다”고 해 더빙판 프린트만 제작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더빙판의 ‘업그레이드’는 어린이와 함께 극장을 찾아야하는 많은 어른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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