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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신용잔고,예탁금 추월 조짐…금융불안에 개미군단 기세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이 신용융자잔고에 추월당할 기세다.

이는 최근 외국인 '팔자' 공세에 맞서 최대 순매수 세력으로 떠올랐던 '개미군단' 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에 맡겨진 주식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10일 3조3천6백5억원을 정점으로 급감해 18일 현재 3조6백72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대기 매물이나 다름없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3일 2조8천2백43억을 바닥으로 증가세로 돌아 3조2백42억원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고객예탁금이 1백여일만에 신용융자잔고를 추월한지 3주일도 안돼 신용잔고가 예탁금을 또다시 앞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매도세가 지속되는데다 지난주말부터는 손털고 나가는 개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예탁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고 풀이했다.

반면 신규자금을 넣는 대신 증권사에서 돈을 꿔 투자하겠다는 신용투자수요가 소액투자자들 사이에 번지면서 신용융자잔고는 급증세를 나타냈다.

동원증권 이승용 투자분석부장은 "환율.금리가 동반급등하고 금융시스템이 마비돼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이라는 벼랑끝에 몰힌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춤거리는 빛이 완연하다" 고 말했다.

'큰손' 을 비롯한 '개미군단' 은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깨진 지난달 중순부터 증시에 앞다퉈 몰려 들어 최근까지 1조원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외국인의 투매물량을 거뜬히 소화해 냈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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