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전원주택은] 개별형 펜션은 타격 작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6면

▶ 경기도 청평의 북한강변에 있는 렛츠고 펜션.

요즘 펜션업계는 좌불안석이다. 다음달 1일부터 정부의 대대적인 편법 펜션 운영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외지인이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단지형 펜션의 경우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분양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원주택도 경기 침체와 고유가 여파로 수요가 줄어 지지부진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 관계자는"단지형 펜션의 경우 외지인이 한 가구(실)의 펜션을 분양받아도 숙박업으로 등록해야 하고 소득세(9~36%)와 부가가치세도 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수변구역 등에 들어선 단지형 펜션은 아예 숙박업으로 등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들 펜션은 영업을 중단하거나 전원주택.별장으로 바꾸는 곳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단지형 펜션이 많이 들어선 강원도 평창이나 제주도 일대 펜션업계가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창군 관계자도 "펜션을 짓기 위해 건축 설계까지 마쳤던 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엔 단지형 펜션 분양 물량이 크게 줄고 매물로 나오는 펜션 부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펜션 소유자가 직접 지어 운영하는 개별형 펜션(나홀로 펜션)의 경우 타격이 덜할 전망이다. 8실이 넘어도 객실 수를 7개 이하로 줄이거나 현지 주민에게 운영을 위탁하면 농어촌 민박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횡성.홍천, 경기도 남양주.양평, 충남 태안.당진 일대에는 민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소규모 펜션이 많다. 드림사이트코리아 김종선 부장은 "개별형 펜션은 직장에서 은퇴한 장.노년층이 직접 거주하면서 운영하려는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펜션 투자 수요가 줄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펜션협회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펜션 이용권만 분양하거나 고급형 별장을 분양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펜션 단속 한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분양이 쉽지 않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전원주택 시장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경기도 양평이나 남양주 일대에선 전원주택 매물이 요즘 부쩍 늘었다.

양평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원주택은 아파트보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먼저 받는 것 같다"며 "다음달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더라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전원주택 수요가 크게 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기름값이 많이 올라 서울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고 현지 중개업자들은 전한다.

박원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