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동화 어떻게 읽혀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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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터 열심히 공부해야죠!” 효과적인 영어동화책 읽기 방법을 연구하는 이화진·장인정·박성희·이영민·이혜진·정수진·김민경씨(왼쪽부터).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기자 choi315@joongang.co.kr

“영어 동화책을 많이 읽혔어요.” 영어 잘하는 아이를 둔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영어공부 시키셨어요?”라고 물으면 흔히 듣는 대답 중 하나다. 하지만 ‘많이’보다 ‘잘’ 읽혀야 한다. 영어동화 독서법을 연구하는 엄마들을 만나봤다.

　“어제 우리 애가 영어동화책을 읽는데 스펠링이 많은 단어는 발음이 어려운가봐. 뭐 좋은 방법 없나?” “내가 하나 알려줄게. 핑거 스트레칭(Finger Stretching)이라는 건데 손가락을 이용해 소리를 쪼개 읽는거야. 예를 들어서‘cap’이라는 단어를 읽을 때는 두 번째 손가락을 펴서 ‘크’, 세 번째 손가락을 펴서 ‘애’, 네번째 손가락을 펴서 ‘프’라고 나눠서 읽은 후 손가락 세 개를 함께 끌어당기면서 ‘캡’이라고 합쳐 읽어. 우리 애는 이걸로 효과를 되게 많이 봤어.” 서초동 제이와이 영어서점의 미팅 공간. 엄마 7명이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효과적으로 읽힐 수 있을까’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이에게 동화책을 잘 읽어주는 노하우’와 관련한 5주간의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의기투합해 모임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히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영어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영민(39·반포동)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원에 보냈는데 과제가 너무 많다 보니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며 “고민 끝에 K12라는 홈스쿨링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아이가 매우 좋아하고 영어도 많이 늘어 더 효과적으로 집에서 공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K12 icademy 프로그램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미국 정규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콘텐츠와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온라인 사립학교로 이 과정을 이수하면 미국 정식 교육과정 학점 인정은 물론 학위 인증이 가능하다. 가장 선배맘인 그는 K12 프로그램에서 배운 것은 물론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유용한 팁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번 시간에 그는 준비해온 탁상달력 모양의 작은 화이트보드와 알파벳 자석을 꺼내 비슷하게 생긴 단어들을 쉽게 외울 수 있는 방법을 공개했다. “여기 보면 take라는 단어가 나오잖아? 그럼 화이트보드 위에 알파벳 자석을 붙여. 제일 앞에 있는 t를 다른 알파벳으로 바꿔가며 발음해보는 거야. cake, make, sake, bake... 그러면 아이들은 ake가‘에이크’라고 소리 나는 걸 금방 알게 돼. 이런 화이트보드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하나쯤 사두는 게 좋아.”

　7살 딸을 둔 이혜진(34·귀인동)씨는 손수 교구를 만들어왔다. 그는 “교구는 아이들에게동화책 내용을 재미있게 이해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엄마와 교구를 만드는 것이 곧 학습”이라고 귀띔했다. 이화진(35·상도동)씨도 “교육효과는 워크시트보다 스티커 붙이기, 색칠하기 같은 놀이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관련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많아 이를 잘 활용하면 유익한 놀이도구를 만들 수 있다.

　동화책을 여러 번 읽고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인정(34·창동)씨는 “동화책을 외우기 위해 여러 번 읽으면 책 내용을 완전히 파악해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읽어야 할 지, 어떤 톤으로 읽어줘야 할 지 알게 된다”며 “엄마가 동화책을 같이 읽으면 아이들도 책에 호기심을 갖고 어려운 책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트를 나누어서 읽거나 역할극을 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김민경(34·수원)씨는 “해설부분은 따로 녹음을 해두고 대사만 아이들에게 서로 나누어 연극을 해보게 하니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외운 대사를 응용해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