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 술접대 유력인사들 소환 놓고 당사자와 조율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경기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1일 “장씨와 술자리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을 소환할 방침이지만 혐의 입증이 어려운 경우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 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는 분당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 인사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자연씨(29)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 4층 회의실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이 1일 장씨의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또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일본 체류 중이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김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다. 김씨가 계속 귀국을 미룰 경우 50일 후 여권 무효 조치가 내려져 불법체류자가 된다.

◆카드회사 압수수색=이명균 계장은 이날 “수사 대상이 알려진 것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며 “조만간 수사 대상이 몇 명인지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알려진 술접대·성상납 관련 수사 대상은 10명이다. 접대를 강요한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 종합일간지 대표 등 장씨 오빠가 고소한 4명, 문건에 등장하는 5명, 문건에 등장하진 않지만 장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지목된 인터넷언론사 대표 1명 등이다. 그러나 경찰은 참고인 조사와 소속사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수사선상에 올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찰은 이 중 일부는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소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사용한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접대가 있었던 업소의 매출전표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경찰은 이 작업을 마치는 대로 관련 인사 소환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DNA는 소환조사 시 압박용=경찰은 앞서 삼성동의 옛 소속사 사무실에서 모발 등을 채취해 DNA 5점(남성 4개, 여성 1개)에 대한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분석 결과는 주말께 나올 예정이다. 모발이 발견된 곳은 샤워시설이 딸린 3층 접견실이었다. 이곳은 소속사 전 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 곳이다.

그러나 DNA 분석 결과가 나와도 혐의를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국과수에 DNA 분석을 의뢰하면서 대조군을 보내지 않았다. 결과가 나와도 누구의 DNA인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여성 DNA 1점에 대해서만 장씨의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유족의 협조를 얻어 장씨 칫솔에서 상피세포를 채취해 국과수에 보낸 상태다.

경찰은 국과수에 대조군을 보내고 싶어도 관련 인사들의 DNA를 채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직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에게서 DNA를 채취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소환조사가 이뤄지면 압박 수단으로 DNA 분석 결과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속사 사무실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해당 인사가 부인할 경우 DNA를 채취해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주영·임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