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타] 포지션 가리지 않는 전천후 왼발 ‘조커’ 김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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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월드컵 최종예선 북한전 전날인 지난달 31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김치우(사진)·기성용(이상 FC 서울)·박주영(AS모나코) 등 3명을 따로 불러 모았다. 이들에게는 프리킥 훈련이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박주영은 오른발 프리킥, 김치우는 왼발 프리킥 전담이다.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는 기성용은 다소 먼 거리 프리킥을 맡았다. 수비 위주 경기를 펼치는 북한을 무너뜨리는 데는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이 효과적이라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었다. 결국 이 작전과 훈련이 북한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후반 33분 이근호와 교체 투입된 김치우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9분 만인 후반 42분 프리킥 기회를 맞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쪽에서 김치우가 왼발로 힘껏 감아 찬 공은 골문 쪽을 향해 휘어져 원바운드 된 후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28일 이라크 평가전에서 동점골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김치우의 두 경기 연속 골이다.

왼발잡이 김치우는 활동량이 많은 데다 수비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멀티플레이어다. 왼쪽 풀백, 왼쪽 측면 미드필더, 왼쪽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한다. 발 재간이 좋아 중원 미드필더도 충분히 맡을 수 있다.

김치우는 모든 포지션에서 두루 잘했던 ‘탓’에 그간 대표팀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겪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어 김치우의 기용을 둘러싼 허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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