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성적 차이와 페미니즘…뤼스 이리가레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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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철학적 페미니즘의 창시자로 여성의 정체성을 강조한 프랑스의 뤼스 이리가레 (1932~)가 자신의 핵심 논지인 '성적 (性的) 차이' 에 대해 쓴 글과 다른 학자들의 관련 논문을 모은 편역서다.

이리가레는 70년대 전반부터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언어학을 바탕으로 페미니즘의 철학적 이론을 제시하면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은 기껏해야 남성의 사고체계에 여성이 편입되는 것에 불과하다" 고 주장했다.

철학.마르크시즘.정신분석학 등 평등개념을 위해 동원한 방법론들이 사실은 남성중심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적 (性的) 차이' 와 '여성의 정체성' 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는 남녀간의 성적 차이를 여성 억압의 원천이 아닌 문화적 발전 가능성의 원천으로 삼고 남녀의 동일시 대신 여성만의 고유권리와 정체성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철학 속에서 성적 차이, 마르크시즘과 페미니즘, 정신분석학과 성적 차이를 살펴보면서 이리가레의 페미니즘 이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권현정 엮음.공감.2백98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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