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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생각 “아직도 강남 비싸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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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상가건물을 돌아보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K씨(61). 그는 임대사업을 하면서 인생의 제2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정년퇴직 후 노후를 편안하게 등산과 여행이나 하면서 보내겠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지난여름에 퇴직금과 노후자금을 털어 상가건물에 투자하기로 했다.

“2분기부터 중소형 상가 쪽 움직임 빨라질 듯 … 부자일수록 전문가 의견 경청” #지금 부자들은 … 상가 재테크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 위치한 4층(대지 70평, 건평 200평) 규모의 근린상가를 35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K씨는 건물관리는 물론 임대차계약을 비롯한 세금까지도 직접 챙기며 월 2000만원 정도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힘들지 않으냐고 물으면 하루가 부족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반면 Y씨는 수도권 테마상가(분양가 5억원, 30평형)에 투자했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대수입은 고사하고 계속 쏟아 붓는 대출이자만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 친구의 권유로 따져보지 않고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처럼 상가에 투자하면 전부 임대수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35억원을 주고 상가를 구입한 K씨의 모습은 주변 부자들의 전형적인 습관을 잘 보여준다. 부자들은 언제나 ‘직접 자산 관리를 위해 공부’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경청’한다. 그들은 전문가의 말에서 전체 그림을 그려본 후 직접 발로 뛴 뒤 확인하고 투자한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많은 사람이 K씨가 아닌 Y씨처럼 투자하는 것은 공부하고 점검하는 것을 게을리 하기 때문이다.

왜 여전히 강남이 인기인가

먼저 대한민국 부자들은 현재 2009년 부동산시장을 대체적으로 ‘밝다’고 보고 있다. 단, 시장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된다는 가정하에서다. 현재 얼어붙은 금융시장의 영향으로 투자자를 비롯한 실수요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 그러나 자금이 시장에 돌기 시작하면 미분양을 비롯해 재건축시장은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초, 강남, 송파지역의 투기지역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가 있고 대출금리도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상반기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지금 상가를 비롯한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부자들은 실수요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2분기부터는 바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큰 그림을 보면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세분화되면서 상가시장도 크게는 근린상가 중심의 중·소형 빌딩과 테마상가로 양분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의 지역별,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노후를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상가 투자는 매력이 큰 만큼 위험도도 높다.

상가 투자는 경제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백발백중 실패할 확률이 높다. 누구나 감지하듯, 현재 경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상품이 전문화, 고급화되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 상권의 변화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 대형 빌딩에 비해 중·소형 빌딩 상가는 공실률이 적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추세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는 투자자는 예전처럼 유동인구를 기준으로 상가에 투자하지 않는다. 유동인구는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상가 투자는 내재가치에 따른 임대수익과 지역적 특성에 따른 자본수익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상가 투자는 주택보다 지역별 가격 차별화 현상이 심하므로 앞으로 뜰 지역이 어디인지 주시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부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표 지역은 9호선 개통예정 신흥상권을 비롯해 강남지역이다. 9호선은 신흥상권으로 앞으로 돈이 흐를 지역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강남지역은 의외일 수 있다. 많은 사람은 지금도 가격이 비싼 것 같은데 굳이 강남에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강남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실적으로 강남지역은 상권의 특화로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다. 특정 업종의 경우 아무리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강남에 문을 열어야 장사가 될 정도라고 한다.

초보들 상가 투자의 세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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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웨딩업을 비롯한 고급 여성의류와 일부 성형외과의 경우는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강남역 주변지역이 아니면 안 될 정도로 업종별 지역 편중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대수익률은 강남이 4∼5%인 반면 강북지역은 6∼7%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자본수익률은 강북보다 강남지역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성공하는 투자자를 따라 상가 등에 관심을 갖는 대다수 투자자는 먼저 테마상가에 현혹되기 쉽다.

테마상가는 쇼핑몰이나 재래상가와 달리 한 가지 품목을 가지고 서로 경쟁관계를 거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상가를 말한다. 1990년대 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테마상가가 문을 연 것을 필두로 지금은 전자, 액세서리, 요식업, 한방 등 다양한 종류의 테마상가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의류전문 테마상가인 밀리오레, 두타를 중심으로 의류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다른 지역의 테마상가 공급을 촉진했다.

상가 규모는 전용면적 10평 내외로 소액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수익률은 8∼9%로 다른 상가에 비해 높으나,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한편 테마상가의 변형으로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복합테마상가도 등장하고 있다. 상가내 영화관을 비롯해 대형서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해 업종 간 연계마케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테마상가의 대량공급으로 인한 공급과잉은 동종 업종의 과다한 경쟁으로 이어져 임대수입이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상가 투자는 주택 투자보다 더욱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성공하는 투자자를 따라잡는 초보들은 우선 다음 세 가지 조건만은 꼼꼼하게 따져보자.

상가는 상권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상권의 미래가치를 따져봐야 하는데, 기존 상권보다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흥상권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자금계획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 시장이 불확실한 때는 여유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며, 만약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경우에는 금융비용을 감안하고도 임대수익이 4∼5%는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중·소형 빌딩은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만큼 매입자금, 수선비 등도 고려해야 한다. 초보자는 상권이 보장된 테마상가나 아파트단지 내 상가가 유리해 보인다.

상가 투자 포인트

- 신흥상권의 성장 가치 볼 것
-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
- 초보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유리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 koj8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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