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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야에서 천재성 보인 뉴턴 ‘관찰과 실험’ 과학 방법론 주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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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아인슈타인도 이론과학자였지 실험과학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뉴턴은 ‘탁월한 실험과학자’인 동시에 ‘최고 수준의 이론과학자’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 오직 뉴턴만이 수학 부문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뉴턴은 세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오직 극소수의 과학자들만이 그중 한 분야에서 겨우 업적을 이룰 수 있는데 말이다.

뉴턴이 가장 좋아했던 분야는 광학이었다. 그림은 뉴턴이 직접 그린 스케치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실 덧문을 닫아걸고, 덧문에 지름 6㎜ 가량의 ‘둥근’ 구멍을 냈다. 이 구멍을 통해 가느다란 햇빛이 그의 어두운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구멍 가까이에 프리즘을 갖다 대어 반대편 벽에 스펙트럼이 투사되도록 했다. 그는 관찰했다. 벽에 비친 스펙트럼은 둥근 모양이 아니라 ‘기다란 직사각형’이었다. 신기한 현상이었다.

빛을 에테르의 파동으로 간주했던 기존 가설에 따르면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반대편 벽에 지름 7㎝의 동그란 스펙트럼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런데 뉴턴이 실험에서 관찰한 직사각형 스펙트럼은 가로가 7㎝, 세로가 33㎝였다. 세로 길이가 예상치보다 거의 다섯 배나 길었다. 기존 가설에 무언가 큰 결함이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당대의 주도적 과학자들은 기존 통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뉴턴을 신뢰하지 않았다. 자신의 지적 우월성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던 뉴턴에게는 한 가지 방법만이 남아 있었다. 마치 어린 학생을 가르치듯 과학계의 거물들에게 과학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는 말했다. “첫째, 사물의 성질을 직접 탐구하고 실험에 의해 그것을 확증하라. 그런 다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로 나아가라. 왜냐하면 가설이란 사물의 성질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그것에 대해 결정권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찰과 실험의 중요성! 근대과학의 신호탄이었다.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서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