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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의 성공 원포인트 레슨] 전문가도 인정한 1년만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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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세탁 배달원을 만났다. “경기가 나빠 세탁물이 많이 줄었죠?” 인사차 건넨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웬걸요. 일이 너무 많아요.”

2000세대 단지 내 상가에 세탁소가 네 개 있다. 그런데 그 배달원의 업소에 전체 세탁물의 70%가 몰린다. 늘 검은색 줄무늬 양복을 입고 일하는 그는 인천에 사는데, 서울 도심 아파트에 오전 6시면 도착한다. 주민들이 출근하기 전 시간에 그날 배달과 주문량의 60%를 소화하면서 세탁물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 다른 업소들이 오전 10시나 돼야 문을 여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민들은 수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이면 양복 차림으로 배달하는 그가 세탁소 사장인 줄 알았다. 나중에서야 직원이라는 걸 알고 또 한번 놀랐다.

직영점 한 개로 출발, 입소문으로 점포가 늘어나다 지난해 초부터 공격적으로 가맹 사업을 전개한 C사. 지난해 이 회사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았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8 히트 브랜드’라고 할 만한 이 회사는 지난해 초만 해도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 분야별 컨설팅을 받는 등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 초 그 회사를 찾아가 본 전문가들은 혀를 내둘렀다. 1년 남짓한 기간에 대기업이 울고 갈 정도로 서류나 업무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본부 임원들은 가맹점 점주가 영업하는 새벽 2~3시까지 퇴근하지 않고 함께 일했다. 그들은 ‘그저 좀 열심히 했을 뿐인데’라며 겸손해하지만, 그런 열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나라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인 S기업.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근무하는 A씨는 S사가 다른 계열사와 사뭇 다르다고 말한다. 개발 부서의 핵심 인재들은 집이 회사 코앞인데도 평일에는 회사에서 자면서 일하고, 주말에만 귀가했다가 일요일 오후면 다시 회사에 나와 연구한다는 것이다. A씨는 “1등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했다.

마더 테레사 수녀는 평화 시위에는 참여해도 반전 시위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럼에도 부정적인 대상에 집중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일을 부추겨 일어나게 만든다는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공을 하려는 열망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수많은 창업자가 두려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일수록 잘하는 사례를 보고 용기를 얻어 보자. 1등은 도전 의욕을 자극하고, 희망을 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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