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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취업] 하반기 창업시장 양극화 뚜렷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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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 침체로 상반기 창업시장은 우울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출이 줄고, 상가 권리금도 떨어졌다. 특히 외식업은 조류독감.광우병 파동에 이어 '불량만두' 사건까지 겹치면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반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못하다. 하지만 시장의 트렌드를 잘 읽고 대처하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황 때문에 점포료와 권리금이 싸졌고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자금알선 등 각종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 기회다.

▶ 하반기 창업 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는 웰빙이다. 천연화장품 전문점도 유망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양극화 뚜렷해질 듯=창업 전문가들은 하반기 창업시장의 키워드 중 하나가 '양극화'라고 보고 있다. 고급 소비자층을 겨냥한 업종과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창업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유기농 쌈밥전문점, 게요리 전문점, 남극크릴전문점 등 '프리미엄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아예 반대로 천원버거점, 저가형 스킨케어숍, 가격파괴 삼겹살, 카페테리아형 분식점처럼 서민형 업종을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가격파괴 전략을 펼 때는 채산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서민형 창업의 대표적 형태인 무점포 창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비디오.DVD 대여업, 홈클리닝 사업, 아동도서 및 교육용 비디오 방문대여업 등이 주요 아이템들이다. 최근 무점포 사업은 아이템 복합화 경향이 뚜렷하다. 비디오나 DVD와 함께 간식을 배달한다거나, 아동도서 배달에 아동교육용 전자북(글자 위에 펜을 갖다대면 소리가 나는 책)을 곁들이는 식이다.

◆'웰빙'과 '복고' 트렌드=창업컨설팅업체인 비즈니스유엔이 지난 1년간 각 업종의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하반기에도 웰빙 및 복고풍 관련 아이템들의 사업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웰빙 바람이 이미 뚜렷한 경향으로 굳어진 데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과거를 찾는 회귀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스트 푸드' 대신 '슬로 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베트남 쌀국수집, 죽 전문점, 시푸드 레스토랑 등이다. 웰빙 바람은 외식사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을 활용할 수 있는 천연화장품이나 입욕제 전문점, 빌딩이나 사무실에 향기발생 제품을 공급해 주는 향기관리업 등이 좋은 예들이다.

복고풍은 서민형 외식과도 관련이 깊다.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삼겹살.꼼장어.보쌈.감자탕.보리밥.북어국 전문점 등 '토종 메뉴'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문제는 재료나 조리방법 등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져봐야 할 업종=비즈니스유엔은 '소비탄력성 지수'를 근거로 하반기 창업을 재고해야 할 업종도 발표했다. 소비탄력성이란 소비 변화에 따라 매출이 얼마나 영향받나를 따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소비 감소에 따라 인쇄.출판업종과 가사서비스업, 제과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으며, 주류.음료업, 의류소매업, 오락업 등도 꽤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카센터, 서점, 커피점, 대형 호프점, 이동통신 대리점, 비디오방, 활어회 전문점, 문구.팬시점 등도 창업전 면밀히 따져봐야 할 업종으로 분류됐다.

비즈니스유엔의 이형석 대표컨설턴트는 "불경기라도 각종 경제지표를 근거로 소비자 특성과 업종, 입지 등을 잘 고려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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