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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춘향전' '아내들의 반란' 등 3편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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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바야흐로 오페라의 계절이다.

노래와 연기, 춤과 관현악은 물론이고 무대의상.조명까지 어우러지는 오페라는 무대예술의 꽃. 1년중 음악공연이 가장 많이 몰리는 11월을 맞아 세편의 오페라가 초연된다.

김동진의 '춘향전' (8~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김자경오페라단) , 최병철의 '아라리 공주' (7~10일 국립극장 대극장.국립오페라단) 등 창작오페라와 함께 슈베르트 탄생 2백주년을 맞아 슈베르트의 단막오페라 '아내들의 반란' (7~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이 국내 처음 공개된다. '아라리 공주' 는 국립극장에서 실시한 창작 공모 오페라부문 당선작. 부천예술단 총감독겸 부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인 최병철 (崔炳哲.61) 씨가 작곡한 4막짜리 오페라다.

주인공인 백제의 아라리공주는 유달장군과 정혼한 사이. 그러나 적국인 신라의 학자 파을백과 사랑에 빠진다.

이 삼각관계에서 생기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작품의 줄거리. 崔씨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영.호남간의 화해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썼다" 며 "지난 여름 내내 밤샘작업을 해가며 작곡에 매달렸다" 고 말했다.

아라리 공주역에 소프라노 김성은.이춘혜씨, 파을백역에 테너 임정근.강무림씨, 유달장군역에 바리톤 김재창.고성진씨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김덕기 (지휘) - 김홍승 (연출) 콤비가 사령탑을 맡았다.

전통음악의 요소를 군데군데 삽입하되 합창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벨칸토 창법을 살린다는 취지여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02 - 271 - 1745. 이에 반해 '춘향전' 은 작곡자가 판소리.창극과 서양식 오페라를 결합시켜 만든 '신창악 (新唱樂)' 개념의 한 실천작업이다.

판소리 가락을 오선보로 채보한 다음 전통 장단과 서양식 화성을 구사하되 벨칸토 창법과 판소리의 성음 (成音) 을 접목시켜 국악의 시김새를 살린다는 것. 작곡자 김동진 (金東振.84) 옹은 "숭실전문학교 재학시절 이동백 명창이 평양에서 공연한 '춘향전' 을 듣고 감명을 받아 오페라를 작곡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며 "판소리 음반을 귀가 닳듯 듣고, 고 (故) 김소희 명창을 1년간 따라다니며 판소리 음악을 연구하면서 50년 걸려 완성했다" 고 말했다.

판소리 다섯마당 중에서도 백미 (白眉) 로 손꼽히는 '춘향전' 은 국내 최초의 창작오페라로 알려진 현제명의 '춘향전' (1950년 5월 부민관에서 초연) 을 비롯, 장일남.박준상 등이 오페라로 작곡해 자주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춘향역에 소프라노 박미자.임경희, 이도령역에 테너 강영린.안형열, 월매역에 메조소프라노 김현주.방현희씨등. 연출 김효경 (서울예전 교수) , 지휘 김정수 (평택시향 전임지휘자) 씨. 02 - 393 - 1244. 또 예술의전당이 기획하는 스튜디오 오페라 '슈베르티아데 97' 은 슈베르트의 단막 오페라 '아내들의 반란' (원제는 '음모자들' .Die Verschworen) .슈베르트는 이 작품의 상연을 지켜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제목도 메테르니히의 반동보수정권의 검열에 의해 '가정 전쟁' 으로 고쳐져 상연됐다.

빈 오페레타의 전신이랄 수 있는 이 작품은 1823년에 작곡돼 1861년 3월 빈 뮤직페어라인 홀에서 초연됐다.

이 코믹 오페라는 슈베르트가 남긴 10편의 오페라중 대본이 가장 짜임새 있다는 평을 듣는 작품. 십자군전쟁 시절 남편들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아내들이 잠자리를 거부하는 작은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사전에 눈치챈 남편들이 먼저 같은 작전을 펴는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굴복한 남편들이 전쟁터에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무르겠다고 약속한다는 코믹한 줄거리. 예술의전당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베이스 김종삼.강종영, 테너 김정권.염평호, 소프라노 김희정.최혜인, 메조소프라노 박경숙.이현아씨등 신인들이 출연한다.

오페라 공연에 앞서 1부에는 슈베르트가 생전에 친구들을 모아놓고 피아노 건반 앞에서 가곡.실내악을 연주했던 살롱음악회 '슈베르티아데' 를 본따 조촐한 음악회가 열린다.

연주기회가 드문 슈베르트의 '플루트.기타.비올라.첼로를 위한 4중주' 와 함께 슈베르트의 음악과 인생에 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02 - 580 - 123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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