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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잭 바우어 … ‘24’ 말하자면 24시간도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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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액션 형사는 사석에선 ‘친절한 키퍼씨’였다. “제 안경 좀 가져다 주실래요?”라며 스태프에게 청할 때, 드라마 속 카리스마는 간 데 없이 나긋한 말투에 애교 웃음이 흘렀다.


전세계적으로 ‘미드 폐인’을 양산한 미국 드라마 ‘24’의 키퍼 서덜랜드(43·사진)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일리언’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하우스’의 휴 로리 등과 함께 목소리로 참여한 이 애니에서 그는 말이 앞서는 막무가내 전략가 워 딜러 장군을 연기했다.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는 애니메이션보다 ‘24’의 잭 바우어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서덜랜드 역시 “‘24’ 얘기는 24시간을 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7년째 잭 바우어를 맡고 있지만 매 시즌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기분”이라며 역할에 만족감을 표했다.

“많은 격변을 겪으며 캐릭터가 변해왔기에 나도 계속 변하는 느낌이에요. 잭 바우어는 완벽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자신이 가진 신념에 충실하죠.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인간적인 인물입니다.”

‘24’를 찍으면서 작업한 ‘몬스터 vs 에일리언’에 대해선 “코미디는 새로운 도전인데, 캐릭터를 창출해 연기하는 과정이 흥겨웠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여기가 너의 새로운 집이야! 네 이름은 앞으로 자이노미카(한국 번역은 ‘거대렐라’)야!” 곤두세웠던 미간을 일시에 누그러뜨린 서덜랜드는 “이런 식으로 연기했죠”라고 부드럽게 덧붙였다. 헛웃음이 나는 ‘재미난 키퍼씨’였다.

“LA 코리아타운 인근에 살고 있어 김치 등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는 그는 “한국에 ‘24’ 팬이 많다고 들었는데 다음 기회엔 여유 있게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촬영을 시작한 ‘24’ 시즌 8은 미국에선 5월에 방영된다.

‘몬스터 vs 에일리언’은 전 과정이 최첨단 애니메이션 기법인 ‘인트루 3D’로 제작됐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제프리 카젠버그 제작자는 “영화가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칼라로 변해왔듯, 이제는 3D의 시대”라며 “이번 작품은 2D로 즐겨도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지만, 입체 안경을 쓰고 3D로 보면 감정이 배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강혜란 기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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