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이사 경제 구조조정에 박차…미국·일본·IMF 3백50억불 지원 발맞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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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貨) 를 방어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 (IMF) 과 미.일등이 모두 3백5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결정에 맞춰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대적 경제구조 조정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비상차관 형식으로 돈을 댈 IMF와 세계은행 (IBRD).아시아개발은행 (ADB) 등의 요구에 따른 것이나 인도네시아 스스로도 고성장에 따른 비효율.불합리 요인을 수술할 필요가 생겨 단행된 것이다.

이번주중 구체적 내용이 발표될 개혁조치의 1차 타깃은 금융분야다.

2백40개 은행중 16개 부실 은행들이 문을 닫고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유보율 기준을 강화해 대외 신인도 (信認度) 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밀가루와 콩.마늘등에 대한 기존의 수입 독점체제를 풀고 정부가 독점사업에서 손을 떼 이를 시장기능에 맡길 방침이다.

관세인하.규제완화등을 통해 무역장벽을 낮추고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공공부문 투자.지출을 줄이는등 강도 높은 조치들도 실행된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3천6백대까지 곤두박질친 루피아화가 곧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혁조치들은 32년간 인도네시아를 지배하고 있는 수하르토 대통령 (76) 일가 (一家) 와 기득권층의 특혜 축소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남겨 놓고 있다.

예컨대 수하르토의 3남 토미가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국민차 생산을 추진했던 TPN사 (社) 의 사장직에서 지난달 31일 물러났으며 수하르토 이복동생이 소유한 자카르타은행 역시 문을 닫을 판이다.

지난 95년 5백억달러로 멕시코 외환위기때 개입했던 국제통화기구들의 정상화 노력이 과연 실효를 거둘지는 결국 인도네시아 정부와 특권층의 의지에 달린 셈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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