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도 세계평균치 2배 상승…겨울모기 늘고 열대야 일수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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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강이 꽁꽁 얼어붙는 걸 구경하기가 힘들다." 한국에서도 지구 온난화의 징조가 생활 주변에서 감지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특히 장.노년층의 경우 50~60년대와 비교해 "최근 겨울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는 말들을 한다.

공주대 곽종흠 (대기과학과) 교수팀 등의 최근 조사는 노.장년층의 이런 체감 기온변화가 "이유있음" 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서울.부산 등 전국 5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평균기온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실제로 뚜렷한 온난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이들 대도시중에서도 서울의 경우 지난 1백년간 온도가 섭씨 2.1도 상승해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이외에 광주 2도, 대구 1.8도, 전주 1.6도, 부산 1.3도 등의 온난화 추세를 보였다.

이같은 온난화 경향은 지난 1백년간의 세계 평균기온 상승치인 0.5도와 비교할때 현저히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 열섬효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정도의 온도 상승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즉 도시화에 따른 온도상승효과 50% 안팎을 제외하더라도 세계 평균치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상승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이같은 지구온난화 경향이 당장 국지적으로 기상이변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단의 움직임이나 태풍의 발생 등 대규모 기상현상의 경우 지구차원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로 최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 가뭄현상은 한반도의 온난화현상 때문이라기 보다는 시베리아.북태평양 고기압의 이상 활동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 모기가 늘어나고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는 것은 도시화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국지적 기온상승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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