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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개조 프로젝트] 이번주 참가자 서울 Y중 3학년 최주영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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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지금의 주영이는 …
자기 관리는 잘하는데 예습 복습은 어쩌다


프로젝트팀은 주영이에게서 몇 가지 장점을 발견했다. 박재원 행복한 공부 연구소 소장은 “자기 관리를 잘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인호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 교사는 “예·복습이 부족한데도 내신이 잘 나오는 것은 수업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박 소장은 “주영이가 성실하지만 학습에서 비효율적인 면이 보인다”며 “학습량의 문제가 아니라 완성도의 부족”이라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프로젝트팀이 분석한 결과 주영이의 첫 번째 문제는 숙제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었다. 주영이는 거의 매일 오후 4시에 집으로 돌아와 세 시간 이상 숙제를 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학원 숙제를 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런 숙제를 놓고 박씨와 주영이는 서로 개념이 달랐다. 박씨는 “숙제가 곧 공부”라고 보는 반면 주영이는 “빨리 끝내고 싶은 것”으로 정의한 것이다.

박 소장은 “주영이가 공부를 할 때 자주 ‘답답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숙제가 많다 보니 빨리 하고 쉬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천천히 차분하게 할 수 없으며, ‘검사를 위한 숙제’로 끝나는 것이다. 그는 “학습량이 많은 학생 대부분이 현재 이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학습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있는 것도 문제였다. 주영이는 예습과 복습을 ‘어쩌다’ 혹은 ‘가끔’ 하는 정도다. 숙제는 그때그때 하지만 그날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프로젝트팀은 “주영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인 만큼 예습과 복습으로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머니 박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영이는 학교에서 ‘그림처럼 앉아 있는 학생’. 다소 내성적인 성격이 학습으로 이어져 공부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나 노력이 부족했다. 영어를 좋아해 외교관을 꿈꾸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시키는 것 외엔 따로 영어 소설책을 보거나 CNN 등을 시청하지 않았다. 주영이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외고에 가고 싶은 이유도 사실은 지난해 명덕외고에 합격한 언니 때문이었다.

외고 선배인 대학생 멘토 오지현(연세대 교육학과 1학년)씨는 “주영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주위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외고 입시 공부를 드러내 놓고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팀은 일반 학생에겐 상상할 수 없는 처방을 내렸다. “공부 시간을 오히려 줄여주고, 기존의 학습 방법을 구조조정한다”는 것이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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