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일마저 '집으로'…체코에 져 무승 탈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죽음의 조' 마지막 희생양은 독일이었다.

이탈리아.스페인 등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고배를 든 2004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 조별리그. 대미는 대회 최다우승(3회)과 2002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전차군단' 독일이 장식했다. 독일은 24일(한국시간) 체코와의 D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체코에 1-2로 패했다. 치욕의 무승 탈락(2무1패)이다. 이미 8강을 확정지은 체코가 파벨 네드베드.얀 콜러 등 주전을 출전시키지 않은 경기여서 충격은 더했다.

리스본 호세 알바라데 스타디움을 메운 독일 응원단에서 탄식이 터진 것은 전반 30분. 전반 21분 독일의 미하일 발락에게 선제골을 내준 체코의 마렉 하인츠가 독일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찼다. 25m를 날아간 볼은 골키퍼 올리버 칸의 손끝을 피해 골문 오른쪽에 꽂혔다. 이겨도 네덜란드와 라트비아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절박한 입장의 독일은 후반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발락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2분 체코의 역습이 성공하면서 쐐기골이 터졌다. 밀란 바로스가 골문 정면에서 날린 슛을 독일 골키퍼 칸이 몸으로 막았으나 바로스가 튀어나온 볼을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경기 직후 독일의 루디 푈러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독일의 몰락이 세대교체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는 평가도 있다. 2002 월드컵 당시 맹활약한 뇌빌과 라멜로프.예레미스 등 베테랑들의 퇴조가 남긴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간판 스트라이커가 없어 결정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마지막 한장의 8강 티켓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돌아갔다. 유로2000 4강팀 네덜란드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2골, 로이 마카이가 1골을 뽑아내 라트비아를 3-0으로 눌렀다. 1승1무1패로 체코(3승)에 이어 조 2위.

이제 유로2004는 25일 포르투갈-잉글랜드전을 시작으로 '앙리 들로네'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다.

조별리그가 보여준 이변의 드라마들은 어느 팀이든 우승컵의 주인공을 꿈꿀 수 있음을 증명했다. 4강 진출을 위한 싸움은 28일까지 계속된다.

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