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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자증 임신율 높아졌다…부정소내 정자추출로 43.5% 임신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과거에는 '내자식' 을 포기해야만 했던 무정자증 불임남성. 그러나 현대의학은 이들에게도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축복 (?) 을 안겨주고 있다.

무정자증은 정자생산이 처음부터 안되거나, 아니면 정자는 만들어지지만 정관이라는 배출구가 막혀 정자가 정소(精巢.고환)나 부(副)정소에 정체되어 있는 두 경우로 대별된다.

정소란 이른바 정자생산공장. 정자세포는 이곳에서 성장해서 꼴을 갖추고, 부정소(부고환)를 거치면서 더욱 성숙한다.

따라서 불임치료가 가능한 것은 폐색성 무정자증인 후자에서만 가능하다.

정소 또는 부(副)정소에 머물러 있는 정자를 직접 뽑아내 난자에 찔러넣어주는 방법으로 수정을 시키는 것이다.

최근 美 불임의학회지는 한국의 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가 부정소로부터 채취한 정자를 난자에 직접 주입, 수정에 77.3%의 성공율을 기록했으며 임신률은 43.5%나 된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의 주요 불임시술기관중 상위그룹에 속하는 시술성적. 차병원측이 이처럼 높은 성공율을 보인 데는 종래 방법인 경피적 부정소 정자채취법을 개선했기 때문. 경피적 정자채취법으로 정자를 얻는 방식은 부정소의 손상뿐 아니라 좋은 정자를 얻을 확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차병원 비뇨기과 김현주(金顯柱)교수는 "부정소는 미세한 관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어느 한 곳이 망가지면 전체가 기능을 잃는 복잡한 기관" 이라며 "감각에 의존해 부정소에 주사침을 놓는 방법은 그만큼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것" 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 차병원이 개선한 방법은 음낭을 1㎝정도 째고 부정소를 직접 보며 시술을 하기 때문에 부정소의 손상을 줄일 뿐 아니라 좋은 정자를 여유있게 얻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차병원은 현재까지 이 방법으로 1천례 이상의 임신례를 기록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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