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김덕룡 신한국당 선대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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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덕룡 (金德龍) 선거대책위원장의 입장은 다소 유별나다.

이회창총재를 물리적인 힘으로 끌어내리려고 하거나 집단탈당을 생각하는 비주류 강경파와 다르다.

金위원장도 대선승리에 확신하지 못하는 현실인식을 갖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한 李총재를 불쾌하게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선직후부터 李총재를 지지했던 그는 아직 李총재에 대한 애정을 몽땅 버리지는 않았다.

다른 민주계처럼 李총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金위원장은 李총재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상황인식을 시키고 그의 명예를 존중하면 후보교체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李총재의 살신성인하는 결단을 유도하려고 한다는 얘기다.

金위원장은 李총재 지지모임이나 대회에 참석하지 않을 작정이면서도 일단 선대위원장직은 갖고 있을 생각이라고 한다.

金위원장은 자기 구상을 관철하기 위해 먼저 당내 동조세력을 규합한다는 방침이다.

'반 (反) DJP 연대' 를 명분으로 의원.지구당위원장들을 모은 다음 李총재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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