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Movie TV] 연기 변신 꿈꾸는 '요가 전도사' 최윤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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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윤영(29). 이제는 탤런트라는 말보다 ‘요가 전도사’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 지난해 8월 끝난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SBS) 이후 연기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두고 요가사업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가 비디오 1탄과 요가 전문 스튜디오 ‘퓨어요가’를 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요가 비디오 2탄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몸이 아름다워지는 최윤영의 요가 30분』(넥서스북스)이란 책까지 펴냈다.

요가를 하게 된 동기를 물어봤다. "원래 뉴욕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요가를 좀 배웠어요. 그때는 요가가 얼마나 좋은지 잘 몰랐다가 3 ~ 4년 전에 다시 시작했어요. 연예활동 하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요가로 효과를 톡톡히 봤죠."

처음에는 사업으로까지 삼을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요가 비디오 1탄이 히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비디오를 산 사람들이 "어디 가서 배우면 되느냐"고 물었을 때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사람들을 가르쳐 보기로 결심하고 요가 스튜디오와 인터넷 요가 사이트를 열었다.

지난 3월 태국에서 요가 비디오 2탄을 촬영할 때는 해프닝도 많았다. 침대에서 하는 요가 동작을 찍는 데 갑자기 현지 경찰이 들이닥쳐 촬영 테이프를 모두 빼앗아간 것이다. 포르노 촬영이라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테이프를 돌려받긴 했지만 처음에는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007 섬에서 촬영을 마치고 나올 때는 모터보트가 고장나 망망대해에서 한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요가를 워낙 열심히 하다 보니 연기는 그만둔 것이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느라 연기를 쉬었어요. 그러면서도 CF에는 종종 얼굴을 내비쳤죠. 조만간 드라마 촬영에 들어갈 거예요. 어떤 작품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고요. 가을이나 연말께는 영화에도 출연할 생각이에요."

그녀는 올해로 연예계에 데뷔한 지 9년째가 된다. 1995년 미스 코리아 선으로 뽑힌 이듬해 출연한 드라마 '파파'(KBS)가 데뷔작이다. "미스 코리아 대회에는 우연한 계기로 나갔어요. 미국 보스턴에서 대학 다니다 어느날 뉴욕 집에 와 보니 놀러오신 어머니 친구들이 신문광고를 보고 '네가 나가 봐라'고 권했죠. 아버지가 계셨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텐데 마침 출장 중이셨어요. 그렇게 해서 대회에 나갔다가 미스 뉴욕이 되고, 미스 코리아 선까지 올라갔죠."

첫 드라마는 어려움도 많았다. "연기를 공부한 적도 없고, 우리말 발음도 어색했죠. 처음부터 주연이라 부담도 컸고요. 대본을 보며 제가 출연하는 장면이 나오면 '왜 또 나와'하고 불평할 정도였죠. 그래도 시청자 반응은 괜찮았던 것 같아요. 정찬씨와 커플로 나왔는데 둘이 잘 어울렸는지 팬들이 진짜로 결혼하라고 했어요." 이후 '사랑한다면'(1997년.MBC) '사랑해서 미안해'(1998년.K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년.SBS) 등에 출연했다.

'요가 전도사'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이 연기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했다. "요가하기 전에는 청순한 역할도 했는데 이제는 강한 역할만 맡게 돼요. 액션 영화 같은 데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고요. 그러나 배우는 카멜레온같이 여러 가지 역할을 다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어느새 그녀도 서른을 코앞에 둔 나이다. 남자친구나 결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남자친구요? 있어도 말 못하죠.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살면 외로우니까 10년 안에는 해야겠죠."

글=주정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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