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아차 조지아 공장 ‘퀵스타트’ 프로그램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이다.

이 공장 부지에 들어서면 지상 2층 건물의 ‘기아 조지아 트레이닝센터’가 먼저 눈에 띈다. 조지아 주정부가 지어 지난해 3월 기아차에 준 건물이다. 11만9000㎡(약 3만6000평) 대지 위에 6600㎡(약 1966평) 규모다. 강의실과 전산기술 교육장, 실습장 등이 있다. 현재 수용인원은 900여 명이다. 이곳에서는 ‘퀵스타트(QuickStart)’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을 하고 있다.

미 조지아 주정부가 기아자동차에 지어준 조지아 트레이닝센터에서 ‘퀵스타트’ 프로그램 참가자가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퀵스타트는 주정부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뽑아 무료로 교육시켜 주는 제도다. 오른쪽 사진은 생산라인과 똑같이 시뮬레이션 된 자동 로봇 장치.


퀵스타트란 어떤 기업이든 조지아주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주정부가 나서 제공하는 무료교육 프로그램이다. 공장을 짓는 중에 미리 주정부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뽑아 교육시켜 주는 제도다. 조지아주는 하루라도 빨리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퀵스타트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대행하는 ‘조지아 퀵스타트’의 로저 브라운 전략미디어 책임자는 “모든 경비를 주정부가 부담한다는 점에서 다른 주의 직업훈련 서비스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요청하는 대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자랑”이라며 “현재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에도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교육장에 들어서면 실제 생산현장을 그대로 축소한 시뮬레이터도 있다. 교육생들은 이곳에서 라인 보수 훈련을 받는다. 특히 생산 현장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를 키운다. 이 교육을 통해 조립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른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뉴얼도 만드는 중이다.

이 현장을 지켜본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랜디 잭슨 인사담당자는 “실제 상황과 거의 같은 모형에서 라인보수팀의 훈련이 이뤄진다”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 같은 트레이닝 방식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퀵스타트는 기아차가 지난해 1월 채용공고를 내기 6개월 전부터 기아 측과 머리를 맞대고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해 왔다. 지난해 3월부터 4만3000여 명의 지원자 중 순차적으로 900명을 뽑아 교육시켰다. 최근 교육생 중 450여 명을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정식 채용하기도 했다. 교육은 보통 20∼40시간 코스로 이뤄진다. 교육기간 중에는 기업이 급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조지아 주정부가 모든 교육경비를 대기 때문이다.

총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들여 2006년 착공에 들어간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최근 3500t급 규모의 프레스기를 무사히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연간 30만 대 규모의 생산라인에서는 각종 로봇 등 최첨단 장비가 주로 작업을 하게 된다.

공장 주변을 둘러싼 도로(기아 파크웨이와 기아 블러바드)는 거의 완성된 모습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도 지난달 24일 이 공장을 방문해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돌아갔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보고 정 회장 못지않게 흐뭇해하는 곳이 조지아 주정부다. 농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첨단 제조업으로 탈바꿈하는 상징물이 바로 기아차 공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경기 침체 파장이 이곳에서도 여전하지만 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에서 2500여 명, 협력업체에서 3200여 명 등 총 5700여 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2006년 조지아 주정부가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주고 도로도 깔아줬다. 각종 세금을 감면하는 등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만큼 조지아 주정부는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혜택이 많다.

조지아(미국)=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