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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내가 해태 4번"…홍현우에 내준 자리 되찾아 관록 과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부담은 되지만 이제야 내 자리를 찾은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 '공격의 핵' 인 4번타자의 중임을 맡은 해태 이호성의 짤막한 소감이다.

90년 해태입단 당시만 해도 김봉연 코치는 이호성을 주저없이 4번타자감으로 꼽았고 큰 활약을 기대했었다.

프리배팅때 부드러운 스윙과 엄청난 손목힘을 바탕으로 타구를 손쉽게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기 때문. 이호성은 엄지손가락 하나로 벽에 못을 간단히 박아버리고 일반사람과 한 손가락으로 팔씨름을 해도 가볍게 이길 정도로 엄청난 힘의 소유자다.

그래서 별명도 '차력사' 나 '무등산 타잔' 이다.

그러나 그는 잦은 무릎부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내 4번타자 후보경쟁에서 밀려났다.

올해도 정규시즌 4번타자 자리는 20 - 20클럽 회원인 홍현우가 차지했었다.

이호성의 정규시즌 성적은 2할7푼대의 타율에 홈런 15개. 92년 (14개) 이후 5년만에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특유의 장거리포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응룡 감독은 4번자리에 홍현우와 이호성을 두고 저울질하다 이호성을 선택했다.

역시 큰 경기에서는 고참이 타선을 이끌어줘야 한다는 강인한 믿음 때문이었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통해 이호성은 어느 정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차전 4타수1안타, 2차전 3타수1안타에 선취타점을 올렸다.

특히 2차전에서는 1번 이종범이 철저히 차단된 상황에서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투지를 보이며 해태 공격을 이끌었다.

3, 4차전을 앞둔 이호성은 "펜스거리가 짧은 광주구장에서 4번타자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싶다" 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광주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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