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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톱]KBS '네트워크 기획' 뱀장어의 일생 추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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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강에서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는 뱀장어의 생애는 오랜동안 신비로 남아 있었다.

2천년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렁이가 변해서 뱀장어가 된다' 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으며 중국 고서 (古書)에서는 '미꾸라지가 가물치의 그림자에 비춰지면 뱀장어가 된다' 고 설명해놓고 있을 정도로 옛부터 실체가 잘 밝혀져 있지 않은 생물이었다.

뱀장어는 5~10년 동안 민물에서 산 후 수천㎞의 긴 바다여행을 떠난다.

1년동안 쉴새없이 자신이 태어난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뱀장어의 여행은 알을 낳은 후 끝난다.

엄청난 수압을 견디면서 유난히도 깊은 바다속을 헤어쳐가는 뱀장어의 산란경로는 추적이 불가능해 현재까지도 알을 품고 있는 뱀장어가 잡힌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KBS 네트워크기획' (21일 밤11시40분)에서는 태평양 위에서 알의 형태로 떠나니던 시절부터 다시 바다로 돌아갈 때까지 '뱀장어의 일생' 을 추적했다.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1년간의 장기취재끝에 완성한 '뱀장어의 신비' 는 태어난 알이 해류를 타기 위해 납작한 형태를 취하는 댓입뱀장어 시기, 대륙붕에 이르러 강상륙을 위해 원통모양의 실뱀장어로 변태하는 모습, 우리나라 연안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신안 앞바다에서 불야성을 이루며 진행되는 횃불잡이, 쪽대잡이등 다양한 실뱀장어포획 모습, 양식장에서 길러지는 실뱀장어의 모습은 물론 지리산 피아골 계곡 바위틈에서, 영산강 하구에서 살고 있는 자연상태 뱀장어들의 신비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 연안에 들어오는 뱀장어 수가 급격히 감소, 우리나라 전.남해 뱀장어 어장이 큰 타격을 받고있는 가운데 여기서 밝혀진 뱀장어의 산란환경은 뱀장어 인공부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여기서 소개되는 붕장어.꼼장어.칠성장어.갯장어등 각종 장어들의 재미있는 행태도 빼놓을수 없는 흥미거리. 포장마차의 술안주로 인기있는 꼼장어의 실제 이름은 먹장어로 그 껍질은 핸드백의 재료로 쓰인다거나, 성질이 포악한 갯장어가 '바다의 갱' 으로 불린다는 이야기들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한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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