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캄보디아 경제 갈수록 악화…실업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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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7월 발생한 내전이후 캄보디아의 경제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내전은 제2총리 훈센이 제1총리였던 라나리드를 축출한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내전이 경제에 가져온 타격은 너무 크다.

해외로부터 투자는 거의 끊겼으며 실업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경제에 큰 보탬이 되던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외국의 지원도 없어지고 동남아국가연합 (ASEAN) 가입도 유보되는등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어려움은 관광객의 급감에 따른 수익감소다.

현재 캄보디아 호텔의 평균 투숙율은 15%선에 불과하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호텔들은 종업원 해고에 나서 현재까지 서비스업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우기 (雨期)에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아 이 나라 국내총생산 (GDP) 의 43%를 차지하는 농업에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캄보디아 재무부는 금년도 실질 GDP성장률이 지난해 6.5%보다 크게 줄어든 3%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민간 경제분석기관들은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마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훈센이 무력으로 라나리드를 몰아낸 이후 원조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 내전이후 미국은 3천7백만달러 상당의 원조계획중 3분의2의 집행을 연기했으며 독일 및 기타 국가들도 당분간 캄보디아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 (IMF) 마저 94년부터 캄보디아의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지급키로 했던 1억2천만달러의 차관중 4천만달러의 잔여금 지급을 취소했다.

이에따라 캄보디아 각 부처의 예산은 최고 35%까지 줄어들어 일부 부처에서는 연료와 종이등 기본물자의 조달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전화서비스가 끊어지고 공무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새 제1총리로 선출된 웅 후옷은 훈센과 협력을 통해 경제재건과 사회안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많은 국민들은 범죄와 사회혼란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훈센에 대한 국제사회의 나쁜 여론도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내년 5월23일로 예정된 선거만이 이같은 정통성 시비를 없애줄 유일한 방법이지만 현재로서는 선거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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