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네 번째 한·일전' 정면대결 or 쉬어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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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한·일전에 임하는 김인식 감독의 속셈은 뭘까.

한·일전은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빅게임이다. 하지만 이번은 약간 사정이 다르다.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일 경기는 조 1,2위를 정하는 경기다. 목표가 일본타도라면 당연히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결승 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쉬어갈 수도 있다.

4강전은 22일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다. 일본전에서 주력 투수를 소모했다가 준결승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현재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는 오히려 2위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1위는 23일 2조 2위인 미국과 맞붙고, 이긴다면 바로 다음날 결승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2위는 22일 베네수엘라와 붙고, 이기면 하루를 쉬고 결승에 임할 수 있다.
일정도 그렇지만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베네수엘라나 미국이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비록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두 차례나 이기긴 했어도 우리 입장에서는 홈팀 미국도 상대하기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20일 경기에 한국은 류현진과 봉중근이 투구수 제한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일본도 마쓰자카와 다르빗슈, 이와쿠마가 등판하지 못한다. 어차피 총력전이 안된다면 지금까지 출전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4강전을 위한 '작전'이라 하더라도 일단 일본에 진다는 사실은 찜찜할 수밖에 없다.

일본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록 4강 진출은 성공했지만 한국에 또 진다면 일본 내부의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라 감독이나 선수들은 반드시 한국에 설욕하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 미국과 상대하고 싶을 것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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