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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관광 찬바람…오랜 불황에다 스포츠 빅게임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대선을 앞두고 있으나 종전 선거철과는 달리 관광지마다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게다가 오랜 불황에다 월드컵 축구.프로야구 포스트 시즌경기같은 스포츠 빅게임 열기까지 겹쳐 단풍관광의 풀이 더욱 죽었다.

선거철 관광의 경우 각 정당들은 선거때면 으레 당원 단합대회.교육등의 명분으로 전세버스를 빌려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천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관광지를 찾았으나 올해는 여야간 비자금 공방으로 단합대회나 선심용 관광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경북포항시북구송라면중산리 내연산 보경사의 경우 이달들어 주말이나 휴일이면 구내 주차장 (4백대) 이 꽉 차기는 하지만 모두 승용차들뿐이다.

더욱이 평일에는 주차장이 군데군데 비어 있을 정도여서 썰렁한 분위기마저 풍기고 있다.

이곳 S식당 주인 최면호 (41) 씨는 "선거때만 되면 두달전쯤부터 각종 단체관광객들이 버스를 빌려 타고 몰려와 북적댔으나 요즘은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며 "그래서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30%정도 줄었다" 고 말했다.

경북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동창회.계모임등 단체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평일에는 50여대, 주말이나 휴일에는 1백여대에 불과하다.

주왕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선거때만 되면 많게는 하루 2백여대의 버스가 몰렸지만 지금은 선거에 동원된 차량은 전혀 없다" 고 말했다.

국내관광 알선을 많이 하는 부산 아주관광의 경우 지난주말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산쪽으로 1대의 관광차량 (정원 45명) 이 겨우 움직였을 뿐이다.

이번 주말에도 회원모집으로 운행하는 차량은 지리산.마이산.설악산.내장산등에 1대씩만 예약된 상태며 마지막 주말에는 신청자가 거의 없는 실정. 뉴부산관광도 이번 일요일 하루 마이산.무주구천동.지리산.거제외섬등에 1대씩만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행락객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단풍철에는 주말마다 2~3대씩의 관광버스를 운행했었다.

업계에서는 "비자금 공방 영향 탓도 있겠지만 불황으로 행락객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든데다 주말마다 월드컵 축구와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경기가 열리자 단풍놀이보다 집에서 중계방송을 즐기려는 축구.야구팬들이 많기 때문" 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산.대구 = 강진권.김선왕.김상진.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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