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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쇼' 꼼꼼함이 인기비결…제작진 16명 밤샘예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이홍렬 쇼' (수요일 밤10시55분) 를 만드는 사람들은 '꼼꼼' 하다.

연출·조연출·작가·MC등 16명 스탭들의 손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가득한 두툼한 수첩이 들려있다.

이들은 매주 1백통씩 날아오는 시청자들의 엽서와 거기서 골라낸 아이디어, 우연히 떠오른 생각들을 수첩에 꼼꼼하게 정리한다.

마지막 코너 '꼼꼼해야 잘산다' 는 바로 이홍렬 쇼를 만들어가는 이팀의 생활신조이며 이홍렬쇼가 매주 시청율 20%를 유지하는 인기의 비결중의 하나기도 하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제작회의 시간. 10일 오후 SBS 탄현스튜디오 4층에 모인 스탭진들은 11월2일 방영예정인 홍진경.정선희.이영자를 중심으로 한 이홍렬 쇼의 구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꽁지머리에 T셔츠, 야구모자를 눌러쓴 노총각 김태성 (37) PD와 조금 더 긴 꽁지머리를 한 작가 김일중 (29) 씨를 비롯해 한자리에 앉은 이홍렬쇼 구성팀들은 각자의 수첩속에 적힌 아이디어를 풀어 놓는다.

김PD는 '유머1번지' 'TV손자병법' 을 쓴 방송작가 출신이며 작가 김일중씨는 '웃으며 삽시다' 'TV전파왕국'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낸 쟁쟁한 실력파. "이번주 '쿠킹토크 참참참' 은 '사과식빵피자' 가 어떨까요. 그러니까 사과랑 양파를 볶아서, 식빵위에 얻은 간단한 피자인데…. " "홍진경이 술을 좋아한다니까 '맞아, 맞아 베스트5' 주제는 '이럴때 술마시고 싶다' 가 어때?" 이렇게 오후2시에 시작한 회의가 때로는 새벽 1.2시까지 계속된다.

이홍렬 쇼를 다른 토크 쇼와 차별화시키며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쿠킹토크 참참참' 은 제작진이 가장 애정을 기울이는 코너. 기발한 이름을 가진 이 야참은 맛도 그럴 듯해서 방청객들은 야참을 나눠먹는 녹화후를 더욱 고대한다.

출연자와 함께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표정토크' 의 경우 출연자에 따라 다소 다른 분위기가 달라지곤 하지만 제작진은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재미있어야 한다는데 촛점을 맞춘다.

출연자에 맞는 주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만도 며칠이 걸리기도 하고, '맞아, 맞아 베스트5' 의 문구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내내 회의에 회의를 거듭 한다.

탤런트 안재욱 출연 당시 '싫은 여자 떼어낼 때 이렇게 말하더라 베스트5' 에서 2위를 차지한 '나 좋은 남자 생겼어' 는 지금까지도 팀원들 스스로 배꼽 잡는 '베스트5' 중의 하나. 이같은 장치들이야말로 출연자들과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다른 토크 쇼와 이홍렬 쇼를 차별화시키는 비결이다.

애초에 20~30대의 젊은이들을 겨냥해 만든 이홍렬 쇼지만 요즈음엔 40~50대까지 높은 시청율을 보이고 있다.

"출연자와 시청자에 대한 애정이 이 프로의 인기 비밀" 이라고 말하는 김태성 PD는 "한밤에 어울리는 편안함과 즐거움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것" 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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