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신한국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수락한 박찬종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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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의 박찬종 고문이 14일 드디어 이회창 총재를 돕기로 했다.

김윤환 고문.김덕룡 의원과 공동으로 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다.

朴고문은 지난 7월 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李총재와 매우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당시 朴고문은 李총재측이 금품을 살포했으며, 그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물론 "음해" 라며 펄쩍 뛰었다.

확보 대의원이 별로였던 朴고문은 경선 이틀전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주장만은 사실이라고 했다.

'증거' 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지만.

- 李총재에게 비협조적이었는데 선대위원장을 맡은 까닭은.

"선대위원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당하리라는등의 말이 나올까봐 걱정했다.

'항상 같은 이름에 항상 같은 당을 지키자 (恒名恒黨)' 는 뜻에서 수락했다.

또 집권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니까 국민들은 불안해 했다. 국민불안을 좀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맡기로 했다. "

- 경선때 李총재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강력 비난하지 않았는가.

"그 대목 때문에 선대위원장 맡는 것을 주저했다.

지금도 우리당이 1백% 완전한 민주.자유경선을 치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보면 우리 국민이 최선의 후보를 고르는 그런 상황이 못된다.

그런 만큼 최악.차악의 후보는 배제하는 것이 순서다.

우리당 후보는 차선의 후보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

- 금품살포설과 관련한 증거는 아직도 갖고 있나. 국민회의가 李총재 공격을 위해 그 증거를 활용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혹시 그쪽으로 넘어간 것 아닌가.

"대의 (大義) 의 용광로에 다 녹여버렸다. "

- 향후 당에서 제기될지도 모를 후보교체론을 염두에 두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또 대가로 차기 서울시장 공천을 내락받았다는 소문도 나도는데.

"나는 대통령병 환자가 아니다. 서울시장 선거엔 내 자유의사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

- 14일 아침 전화를 건 金대통령은 무슨 얘길 했는가.

"대통령은 '李총재가 여러차례 자기를 도와달라고 했다' 면서 선대위원장을 맡으라고 하셨다. "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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