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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장자연 문건, 자필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장자연 문건’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를 넘겨받았다. 국과수는 “문건과 장씨의 노트에 기재된 필적은 동일한 필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적의 미세한 특징을 분석할 수 없는 사본이어서 명확히 가릴 수가 없다”며 정확한 판단은 유보했다.

경찰은 이날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분당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김씨 집에서 휴대전화 4개와 필름 7통 등 88점의 물품을 압수했다”며 “휴대전화는 경찰청 사이버수사팀에 넘겨 삭제된 문자메시지와 음성 녹음 파일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장씨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6건에 대한 분석 결과에 대해 “술 접대나 성 상납 강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은 없었다. 대부분 장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본 정부에 김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일본에 체류 중이다. 분당서 관계자는 “김씨가 지난해 강제 추행 혐의로 고발된 사건이 있어 범죄인 인도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곧 귀국 의사 밝힐 것”=김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장씨의 전 매니저인 유모(29)씨가 “거짓으로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만간 경찰에 귀국 의사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장씨에게 술 시중이나 성 접대를 강요했나.

“그런 일 없다. 내가 재산을 100억원 가까이 모았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그런 일을 시켰겠나.”

-그럼 왜 이런 문건이 나왔다고 생각하나.

“유씨가 자연이에게 우리 측과의 계약을 해지해주겠다고 하면서 평소 억울했던 일을 말하라고 했을 거다. 유씨가 그 얘기에 살을 붙여 문건을 작성하게 한 것 같다.”

-평소 술자리에 소속 연예인을 자주 불렀다는 얘기가 있다.

“식사나 가벼운 술자리에 서로 알면 좋을 것 같은 사람들을 소개해준 것도 잘못인가.”

장주영·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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