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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오늘예감' 우유광고 흉내낸 구인광고 냈더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오른쪽 사진이 무슨 광고인지 아시나요? 쉽다구요? P우유의 광고란 말씀이군요. 사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십시오. 낯익은 우유통이 없잖습니까. 대신 이상망측한 모양을 한 손가락이 하늘을 찌르고 있군요.

자세히 보니 ‘오늘예감’이란 잡지의 편집위원을 모은다는 내용이네요. 이 광고는 그 잡지 맨 뒷면에 실려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하는 광고는 널렸습니다. 김지호가 등장하는 화장품광고에서 빠삐용이 출연한 바퀴벌레약 광고까지 말이죠. 아하,이번엔 광고에 대한 패러디 광고군요.

알아봤더니 이 잡지 발행인 한정수씨가 구상한 것이랍니다. 왜 이런 광고를 만들었냐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어차피 광고를 낼 바에야 튀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평소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P우유의 광고를 풍자하면 무지무지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군요. 하긴 조그마한 일이라도 배배 꽈서 보는 이 잡지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과는 달랐답니다. 진지하게 생각하더라는 거죠. ‘P우유와는 어떤 관계냐’‘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되냐’등등.

어찌됐건 한씨는 이 광고를 보고 편집위원으로 응모하는 사람이라면 재기발랄한 젊은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영 아니었다네요. 양복을 점잖게 빼입은 외판원풍의 아저씨는 그래도 참을 만했답니다. 끈질기게 찾아오는 문학소녀 취향의 주부에는 두손을 들었다는군요.

한씨는 그래서 결심했답니다. 앞으로는 다른 회사의 광고를 흉내내지 않기로. 절대로 다른 사람들을 웃기려 들지 않기로 말입니다. 다음번엔 썰렁한 반공포스터를 흉내낼거라나 어쩐다나….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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