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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문학상 수상한 다리오 포의 작품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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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 이탈리아의 대표적 좌파 실험주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다리오 포 (71) 는 1926년 이탈리아의 산지아노에서 출생했다.

밀라노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무대 디자이너로 일하며 얻은 경험을 살려 취미삼아 코믹한 모노극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랑극단 단장의 딸이었던 프랑카 라메와의 결혼은 그의 인생에 전기를 가져온다.

아내와 함께 59년부터 극단을 창단한 포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극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64년 풍자적이고 빈정거리는 듯하면서도 작가의 남다른 사회 통찰력이 숨겨진 희곡 '대천사들은 당구를 하지 않는다' 로 일약 이탈리아 전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이 극은 그때까지의 희곡 전통적 관례를 깨뜨리고 정치극이라는 독창적인 형식을 추구, 기존 연극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공장이나 협동조합등을 돌며 최초의 야외공연을 시도함으로써 대중적인 관객들 사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포가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계기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70년) .경찰의 감시를 피해 탈옥한 한 죄수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이탈리아 사회에 대한 통쾌한 조롱이자 정치 풍자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52객국에서 공연될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데 성공했다.

74년 정부의 세금정책에 항의하는 내용의 '안내놔? 못내놔!' 를 발표한 후부터 포의 사회주의적 성향은 더욱 짙어져갔다.

베트남전과 마오쩌둥 (毛澤東) 혁명.서구 학생운동등 급진적인 작품소재와 과격한 언동으로 이탈리아 정부.경찰은 물론 교황청과도 숱한 논쟁을 벌여왔으며 미국등 서방국가들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극작가로서 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비수같은 언어. 그의 작품은 언뜻 우습지만 이면에 감춰진 심오함을 통해 표면상 드러나지 않는 권력의 횡포와 불의에 대한 저항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다.

90년대 들어 아내와 함께 페미니스트극에 몰두하고 있는 포는 지난 8월 질투심 많은 판사와 신들린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신작 '악마와 얼간이' 로 이탈리아 현 정치와 사회에 대해 또 한번의 풍자와 조소를 퍼붓는데 성공했다.

주요작품으로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죽음' (70) , '안내놔? 못내놔!' (74) 외에 '트럼펫과 딸기' (81) , '교황과 마녀' (89) , '혼자 사는 여자' (91) 등이 있다.

최성애 전문기자

[주요 작품]

'대천사들은 당구를 하지 않는다'

'쓰레기 같은 여자'

'익살맞은 비밀'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안 내놔? 못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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