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척척… 공부고민 확 풀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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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교육 기관에 자기주도학습 바람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시 우수사례로 선정된 정의여중 자기주도 학습센터의 최연제양, 박민정 교사, 정소정 양.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기자 choi315@joongang.co.kr

막 공부하려는 참에 옆에서 “공부해라” 말하면 맥이 풀리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다 그렇지만 공부 또한 타의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해야 효과만점이란 얘기다. 요즘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지난해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 서울시 우수사례로 선정된 정의여중의 학습센터를 찾아 그들만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혼자 공부하는 법을 터득했어요. 성적이요? 전과목 평균이 6개월 만에 10점이나 올랐어요. 전에는 집에서 놀기 바빴는데 요즘엔 공부에 재미가 붙으려고 해요.(웃음)”

 최연제(정의여중 3년)양은 사실 공부에 별 취미가 없었다. 사설학원도 잠시 다니다간 그만두기 일쑤였다. 그러다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로 학교의 자기주도 학습센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사람이 달라졌다.

 정소정(정의여중 2년)양은 지난 1년 동안 내신 4%대에서 1%대 진입에 성공했다. 그것도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비결의 근원은 역시 자기주도 학습센터. 정양은 “집에 가는 동안 많은 부분을 잊어버리는데, 수업 끝나자마자 복습할 수 있어 좋다”며 “선생님이 항상 곁에 계셔서 모르는 부분을 곧바로 해결할 수 있어 학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정의여중 자기주도 학습센터는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현재 30여명의 학생들로 시범 운영되는 이 센터는 서울시 우수사례로 선정을 계기로 올 상반기부터 확대 운영될 계획이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자기주도 학습관 중 유독 정의여중 센터가 각광받은것은 교사 1명당 학생 3명의 밀착관리 시스템 때문.

 주요과목 담당교사로 이뤄진 지도교사진이 학생 개인별로 학습 및 생활습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계획을 세우는 것이 학습관리의 시작이다. 이후 다이어리를 활용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학습계획 및 생활습관 개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기에 개인별 취약과목 학습법은 필수. 매일 진행되는 자기주도 학습에 담당교사가 반드시 1명 이상 상주해 학생이 질문하면 그때그때 해결해 준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막무가내로 외우게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기부여가 안 돼있는 아이들에게 아무리 학습을 강요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일단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문제 해결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학생상담을 맡은 박민정(34) 교사는 ‘목표설정과 자존감’을 교육방식의 핵심으로 꼽는다. 일단 목표부터 세운 후 학습계획을 짜고, 친구들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은 욕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는 것.

 국어 담당교사로 참여한 유신행(여·47)교사도 “자기주도 학습법을 터득한 학생은 자신의 노하우를 친구들에게 얘기하면서 자연스레 친해진다”며 “인성교육에도 단단히 한몫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여중은 현재 학교 건물 옥상에 1개층을 증설, 1개의 교실에서 소수로 진행하던 자기주도 프로그램 학습센터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김진석(57)교장은 “자기주도 학습센터 전용 공부방과 세미나실·도서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학교 학생 뿐 아니라 인근 학교에서도 희망학생을 선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의 멘토가 돼 줄 대학생도 7명 정도 선발하고, 학부모 연수도 연 4회 정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사설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이 대상이며, 올 프로그램은 3월말 시작된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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