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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판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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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면

중앙일보가 변신했다. 신문을 펼친 독자들도 “판형이 바꼈네” “‘판을 바꿨다’란 광고 문구를 봤는데 지면 크기가 바꼈구나” 등 새로운 변화에 대해 한마디씩 쏟아 놓는다.

이때 유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문 크기는 줄일 수 있으나 ‘바뀌었다’란 말을 ‘바꼈다’로 줄여 쓸 수는 없다. ‘바꼈네’는 ‘바뀌었네’로, ‘바꼈구나’는 ‘바뀌었구나’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바꼈다’는 ‘바끼이다’가 줄어든 형태로 ‘바뀌었다’의 준말이 아니다.

이러한 혼란은 ‘ㅟ’와 ‘ㅓ’ 두 모음이 줄어들 때의 발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한글맞춤법엔 여러 가지 준말 규정이 있지만 ‘ㅟ’ 다음에 ‘ㅓ’가 올 때 줄여 쓸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바뀌다’의 어간에 ‘-어/-었-’이 결합하면 ‘바뀌어/바뀌었다’로 활용되지만 이의 준말은 없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사귀다’ ‘할퀴다’ 등의 단어도 ‘사겨/사겼다’ ‘할켜/할켰다’로 잘못 줄여 쓰는 경우가 많지만 ‘사귀어/사귀었다’ ‘할퀴어/할퀴었다’로 활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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