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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청와대 만찬 갈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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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21일로 예정됐다 연기된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의 만찬 행사 문제로 민주당에서 미묘한 갈등기류가 표출되고 있다. 이날 일정은 김선일씨의 피랍사건 등을 이유로 민주당 측에서 먼저 청와대에 연기를 요청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불만을 나타내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2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만찬이 예정된 당일 이정일(해남-진도)사무총장은 당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인데 뭐하러 보러 가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나는 선약이 있어서 안 가겠다"고 했다 한다.

민주당 분당 과정과 그 이후 총선에서 겪은 악전고투 때문에 아직도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 총장은 한화갑 대표 등의 설득에도 요지부동이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손봉숙 의원이 "김선일씨가 납치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청와대에 가 건배하고 저녁 먹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만찬을 연기키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이 총장의 개인 감정 때문에 당의 중대사를 망친 것은 잘못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김효석 의원은 "우리가 일부러라도 대통령을 만나 국사를 논의해야 하는데 너무 속좁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당에선 불만을 가진 이들이 주로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이나 연대 등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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