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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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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술>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권명아 지음, 책세상, 396쪽, 2만2000원)= 해방 이후로도 한국인들은 ‘수난의 민족사’를 끊임없이 내면화해 왔다. 그리고 이는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흡수되기도 한다. 역사·문학·정치·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는 기억과 정체성 정치를 다뤘다.

◆영조를 만든 경종의 그늘(이종호 지음, 글항아리, 271쪽, 1만2000원)=조선의 왕 27명 중에서 잘 기억나지 않는 이가 제20대 왕 경종이다. 영조의 이복형으로 장희빈의 아들이다. 저자는 잊혀진 임금 경종을 재조명한다. 18세기 탕평정치는 경종의 공이라는 주장이다. 영조가 경종을 독살했다는 설까지 나오지만 저자는 두 사람의 형제애를 부각한다.

◆네오리버럴리즘(알프레두 사드-필류 등 편저, 김덕민 옮김, 그린비, 480쪽, 2만원)=신자유주의를 비판한 30편의 논문을 모았다. 전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참여해 지구화된 신자유주의를 논했다.

◆천연론(엄복 지음, 양일모 외 옮김, 소명출판, 364쪽, 2만5000원)=중국의 사상가 엄복(1854~1921)이 올더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1894)를 번역한 책이다. 생물학적 진화론과 사회진화론을 동시에 소개한 작품이다. 엄복 자신의 해설도 담았다. 19세기 동양이 이해한 서양 ‘최신 사상’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문학·교양>

◆비포 아담(잭 런던 지음, 이성은 옮김, 궁리, 236쪽, 9800원)=대표작『강철군화』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미국의 사회주의 작가 잭 런던의 가상소설로 처음 번역됐다. 나무부족·동굴부족·불부족 등 현생 인류 이전 원시 인류의 진화 역사를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를 꼬집었다.

◆위로(안나 가발다 지음, 허지은 옮김, 문학세계사, 1·2권 각 400·368쪽, 각권 1만2000원)=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상처를 껴안는 관심과 사랑을 통해 든든한 관계를 맺어나가는 가족을 그린 소설. 저자는 전작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이 170만부 넘게 팔린 프랑스의 인기 작가다.

◆빛의 사서함(박라연 지음, 문학과지성사, 112쪽, 7000원)=등단 19년째인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표제시 ‘빛의 사서함’에서 시인은 “깊은 울음만이 진창으로 흘러들어가/붉고 노랗게 웃을 수 있는 것일까… “라며 수련을 근심과 고통이 숙성해 피워낸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파프리카(서성란 지음, 화남, 328쪽, 9800원)=199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표제작 ‘파프리카’는 파프리카 농장을 배경으로 베트남에서 시집 온 츄엔이 한국 농촌에서의 결혼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렸다.

<경제·과학·실용>

◆메이저리그 경영학(제프 앵거스 지음, 황희창 옮김, 부키, 336쪽, 1만3000원)=메이저리그 이야기로 풀어낸 경영학 책이다. 전임자의 직원 평가에 휘둘리지 마라, 전임자 방식을 따라하는데 부담갖지 마라 등 인력 관리에 대한 조언부터 한가한 시간을 용납하지 못해도 효율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시간관리 노하우 등을 소개하고 있다.

◆티베트 승려가 된 히피의사(뚭뗀 갸초 지음, 김인이 옮김, 호미, 366쪽, 1만1000원)=왜 우리는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가? 히피생활을 즐기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젊은 의사 에이드리언 펠트만은 이런 질문에 매달리다가 티베트 승려가 되었다. 그가 들려주는 회의와 방황, 그리고 불교에 귀의하기까지의 여정.

◆불황의 메커니즘(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원 감수, 지형, 231쪽, 1만3800원)=일본의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인 저자가 케인스의『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한 책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곁들인 저자는 일자리 나누기로 불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속담으로 일석삼조(정병덕 엮음, 운향, 399쪽, 1만2000원)=‘가만 있으면 중간은 한다’‘갈수록 태산’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우리말 속담을 뜻이 비슷한 영미·일본·중국 사자성어와 함께 소개했다.

<어린이>

◆고약한 녀석이야(황선미 글, 정유정 그림, 웅진주니어, 87쪽, 8000원)=‘고약한’ 꼬마 너구리 능청이가 등장하는 세 편의 단편을 담았다. 꼬마 반달이에게 엉뚱한 길을 가르쳐주고, 꼬마 토끼들의 씽씽이를 마음대로 빌려타다 고장을 내고…. 친구 사귀기에 서툰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처음 만나는 한시(선현경 글·그림, 정민 감수, 휴머니스트, 141쪽, 1만원)=초등학생용 한시 입문서. 아이의 눈으로 한시를 보고 읊고 느끼는 과정을 담았다. 당나라 시인 노연양의 시 “한 글자를 꼭 맞게 읊조리려고/몇 개의 수염을 배배 꼬아 끊었던가(吟安一箇字/撚斷幾莖<9AED>)”를 두고 “맞아요, 나도 뭔가 생각이 안 나서 고민이 될 때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려요”라고 덧붙이는 식이다.

◆뒤죽박죽 달구지 여행(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윤인웅 옮김, 열린어린이, 32쪽, 9800원)=돼지 농부 팔머와 당나귀 일꾼 에브네저가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세찬 비가 내리더니 나무 한 그루가 번개를 맞아 달구지 위로 쓰러졌다. 그 뒤로도 예상 못한 재난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저자 특유의 낙천적이고 흥겨운 해법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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