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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체제하의 통신개방]2.값싼 틈새서비스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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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은 지혜로운 소년 다윗의 돌팔매. ' 최근 국내 통신서비스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중인 미국.영국등 선진국 전화회사들은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잔 펀치' 싸움법을 짜내느라고 혈안이 돼 있다.

세계무역기구 (WTO) 기본통신협정이 지난2월 타결되자 선진국 전화회사들은 국내시장 진출을 위해 구태여 한국통신.데이콤과 같은 큰 기업을 인수 또는 지분참여하는 등의 잡음이 심한 방법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방되는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노리는 것은 '정공법' 이 아닌, 음성 (회선) 재판매.콜백서비스.인터넷폰 등 틈새 전화서비스의 점유다.

AT&T (미국전신전화).BT (브리티시 텔레콤) 등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전화카드도 선보일 기세다.

올해 국내 정보통신서비스 예상매출은 세계 8위권수준의 14조1천억원. 이에 따라 틈새시장 규모 역시 상당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선진국 통신회사들의 군침을 돌게 한다.

SK텔레콤 이주형 (李周炯) 사업전략이사는 "홍콩의 경우 최근 콜백서비스가 전체 국제전화시장의 60%를 차지했다" 고 말한다.

일본은 음성재판매가 허용된지 1년만에 시외전화 시장의 15% 이상을 점했다.

한국도 음성재판매가 도입되면 국제전화의 경우 지금보다 40~60% 정도 저렴한 상품이 등장할 전망. 정보통신부는 일반인이 사용하기 쉽게 음성재판매 업체에게 부여할 식별번호도 ▶국제전화는 003××▶시외전화는 08×××로 정해둔 상태여서 높은 매출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음성재판매 사업을 시작한 인텍사는 1백60㎞ 시외전화 3분통화료를 90엔으로 정했다.

경쟁사인 일본전신전화 (NTT)가 1백40엔인 것에 비하면 35%나 저렴한 수준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NTT는 그후 1백10엔으로 요금을 대폭 인하했다.

중소기업.유학생 등에게 인기를 모을 전망인 콜백서비스도 요금은 절반수준이다.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인터넷폰도 관심의 대상. 음성재판매.콜백보다는 쓰기는 불편하지만 PC이용층이 확산되면서 한국통신.데이콤 등 기존 전화회사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한국통신은 내년 이들 틈새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이 국제전화의 11%, 시외전화의 4% 수준으로 올라서고 나서 2002년에 각각 24%, 10%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통부는 오는 99년 틈새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49%까지 허용하고 2001년 완전자율화할 예정이지만 관련업체들은 사실상 내년부터 외국인이 투자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틈새시장을 노리는 모든 국내 회사들이 외국업체의 장비를 도입하거나 그들의 노하우를 얻기 위한 제휴를 추진중이어서 외국인 지분문제는 이면계약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만해도 인텍.신일본통신.아사히텔레콤 등은 미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중소기업.중견기업.가정주부등 고객층별로 요금을 차별화한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민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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