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6강 진출 내 코가 석잔데 …” 사라진 PO 파트너 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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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봄 짝짓기는 없다. 프로농구 시즌 후반부에 들어가면 상위권 팀이 상대에 따라 승패를 조절하며 포스트시즌 파트너 고르기가 횡행했다. 그러나 올 시즌 이런 사치는 사라져 버렸다. 매직넘버 4를 일주일 동안 줄이지 못하고 있는 전창진 동부 감독은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나서야 무슨 생각할 겨를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허재 KCC 감독은 “어떤 팀이 플레이오프에 갈지도 전혀 모르는데 무슨 파트너 고르기냐”고 말했다. 안준호 삼성 감독도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부터 확정한 후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팀당 4~5경기씩 남겨놓은 12일까지도 1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또 3~7위까지의 승차가 2경기에 불과해 6강 진출 팀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달랐다. 이맘때면 플레이오프 진출 팀의 윤곽이 잡혔다. 플레이오프 진출 팀은 거의 결정됐고, 대진표의 어느 사다리를 타느냐로 주판알을 튕기느냐가 관심사였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동부는 잔여 경기를 6경기 남겨놓은 3월 7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12일 현재 선두 동부는 남은 5경기 중 3승2패를 해도 2위 모비스가 5경기에서 전승하면 1위를 할 수 없다.

35승19패로 두 팀이 동률이 되지만 모비스가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기 때문이다. 승률 5할(27승)을 넘긴 3~6위까지도 마찬가지다. 3~6위권인 삼성·전자랜드·KCC·KT&G도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7위로 미끄러질 수 있다. 7위 LG도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전력 평준화도 파트너 고르기를 없앤 이유다. 지난 시즌의 경우 동부가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그래서 다른 팀들은 동부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번 시즌 동부는 해볼 만한 팀이다. 이번 시즌 맞대결이 증명하고 있다. 중위권인 삼성은 모비스와 3승3패, 동부에는 4승2패로 앞선다. KCC도 LG와 3승3패로 팽팽하다. 1~7위가 모두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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