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된 쌀이 찐쌀로 둔갑 유통…식품가공용으로 쓰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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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쌀과 식별이 어려운 찐쌀이 쌀과자.빵재료.이유식 원료등 식품가공용으로 대량수입되고 있는 사실이 부산.경남본부세관에 대한 국감에서 밝혀졌다.

또 쌀이 찐쌀로 둔갑해 수입된 후 시중에선 쌀로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찐쌀은 쌀을 수증기로 살짝 찐 것으로 밥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질이 좋으나 전문가들도 보통쌀과 식별이 어렵다.

3일 세관이 국회 재경위에 낸 자료에 따르면 ㈜M인터내셔날이 올해 중국에서 들여 온 찐쌀 19.44t (1천1백70만원어치상당) 이 검사과정에서 쌀로 분류돼 반송됐고, ㈜C상사에서 수입한 찐쌀 21t (5백40만원어치상당) 도 분석결과 쌀로 판명됐다는 것. 세관측은 그러나 "시중유통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추적조사한 일이 없다" 며 찐쌀의 유통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상인들은 "찐쌀의 수입가격이 수입신고 금액 기준으로 ㎏에 1천5백원 (미국산)~6백원 (중국산) 정도로 국내 일반미에 비해 25~70% 싸다" 며 "시중에 흘러 나올 경우 쌀값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으로 우려하고 있다. 쌀은 농.수.축산물 수입자유화 대상에서 제외돼 수입이 금지되고 있으나 찐쌀은 수입 자동승인품목인 가공품으로 분류돼 식품검역만 받으면 통관 (관세 8%) 이 가능하다.

쌀 (벼 포함) 은 농림수산부장관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통관절차도 주요 농작물 종자법.식물방역법등 까다로운 통관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 (WTO) 협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할 양만 정부 차원에서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부산.경남본부세관을 통해 들여 온 쌀 수입량은 올들어 8월말까지 2천7백60t (22억2천여만원어치상당) 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 7백13t (8억천여만원어치 상당) 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부산 =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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