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제의 책]'해커를 해커한다' 김강호 지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남의 컴퓨터망에 침입해 정보를 훼손하거나 뽑아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해킹행위는 해적행위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해킹행위가 정보와 기술을 특정 집단이나 기관.기업이 독점하는 처사에 반대하는 일종의 정보민주주의운동이라는 관점에서 소개한다.

월남전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60년대 미국이 전화세를 인상하자 해커들이 전화를 공짜로 걸 수 있는 방법을 일반에 알린 행위는 반전운동과 정보민주주의운동의 결합으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사례. 저자는 이러한 해커의 역사와 주장을 소개하고 유명한 해커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해킹행위에서 비롯된 각종 문화현상을 파악한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해커의 철학과 정보사회의 의미를 분석한다.

소프트웨어 공개를 통해 지적소유권에 대항하는 해커들의 반 (反) 저작권 운동, 컴퓨터나 정보기술이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정보민주주의운동의 각종 선언문과 강령이 부록으로 실려 눈길을 끈다.

〈개마고원.2백72쪽.7천5백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