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약속 날짜부터 장소까지 "간단히 해결해 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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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 이정철.곽재경.이병기.김남식(왼쪽부터)씨가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 '스마트 다이어리'를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김상선 기자

약속을 정하고 모임을 주선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일일이 연락하는 게 번거롭다.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고 예약하는 일, 결과를 다시 통보하는 일까지 더해지면 상당한 노동이 된다. 게다가 의사소통이 잘못되면 엉뚱한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

세종대의 김남식(26).곽재경(26).이병기(27.이상 컴퓨터공학과).이정철(27.정보통신공학과)씨 등 네 명의 학생들은 이렇게 복잡한 일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들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달 초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최한 소프트웨어 경연대회 'MS이매진컵'에서 선보인 '스마트 다이어리'가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 다이어리는 휴대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한 전자수첩으로, 약속을 할 때 만날 상대와 시간을 지정하면 그 내용을 자동으로 상대에게 통보해 약속을 확인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 위성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 희망 지역의 업소들을 검색,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아 예약까지 해주며, 찾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길 안내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PDA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앞으로 정보산업이 이 기기를 중심으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됐을 때 누릴 수 있는 좀 더 편리한 삶의 모습을 그려본 것이죠."

네 학생 중 팀장을 맡고 있는 김남식씨의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30여 개 대학생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출전해 미래에 일반화될 만한 정보화 기술을 제시하는 이번 대회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박남희씨는 "무선통신을 바탕으로 정보기기의 기능이 통합되는 추세를 반영한 뛰어난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김씨 등은 세종대의 소프트웨어 동아리 '엔샵(EN#)'의 회원으로 지난해 9월부터 이 대회를 목표로 준비를 해왔다. 올 1월 아이디어를 제출한 뒤 필요한 기반 기술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구체화해왔다.

매달 한 번씩 제출토록 돼 있는 리포트를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온 끝에 이달 초의 마지막 시연회에 작품을 올린 8개 팀 중 가장 뛰어난 점수를 받았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 대회의 우승자들은 모두 국내 유수의 기업에 스카우트 됐대요. 우리도 취직 걱정은 덜게 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오는 7월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세계 70여 개 대학생 팀이 출전하는 가운데 열릴 '2005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 컵'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왕희수 기자 <goma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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